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석유회사 가즈프롬에 빚진 천연가스값 13억달러를 갚기로 했다. 가즈프롬이 가스빚 연체를 이유로 가스공급을 줄이겠다고 경고한지 하루 만에 우크라이나가 굴복한 것이다. 이에 따라 일단 유럽으로의 가스공급 중단 사태도 피하게 됐다.
3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의 유리 보이코 에너지장관은 이날 모스크바를 방문, 알렉세이 밀리 가즈프롬 회장을 면담하고 11월 1일까지 밀린 돈을 갚기로 했다.
우크라이나가 가즈프롬의 경고에 즉각적인 반응을 보인 것은 겨울이 코 앞인데다 총선을 막 끝내 정치적으로 어수선한 상황에서 지난해 1월과 같은 가스중단 사태를 초래할 경우 우크라이나에 결코 득이 될 것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보이코 장관과의 면담 자리에 동석한 드미트리 메드베제프 러시아 제1부총리 겸 가즈프롬 이사장은 “양측이 앞으로 이번과 같은 일은 피하기로 했다”면서 “유럽 소비자들은 어떤 영향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즈프롬이 2일 느닷없이 가스공급 중단하겠다고 위협한 것은 지난달 30일 총선에서 승리한 친서방 성향의 유센코 대통령과 티모셴코 전총리를 견제하기 위해서라는 분석도 낳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