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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직결된 노동 문제를 다루고 싶었다."
13일 창비 주최로 서울 중구 한 식당에서 열린 '송곳' 단행본 출간 기념 기자 간담회에서 최규석 작가는 "노동운동을 다룬 작품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오랫동안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 작가는 그간 '공룡 둘리에 대한 슬픈 오마주', '습지생태보고서, '대한민국 원주민' 등 사회적 메시지가 강한 작품을 많이 그렸다. 작품성을 인정받은 그는 대한민국 만화대상 우수상, 오늘의 우리만화상 등을 수상하며 한국 만화계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확보했다. 이번에 출간된 단행본(총 3권)은 지난 2013년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한 포털사이트 웹툰에서 연재된 내용을 묶은 것이다.
'송곳'은 외국계 대형 마트에서 벌어지는 부당해고에 대한 대항을 그린 작품으로, 현실에 굴복하지 못하는 주인공 이수인과 냉철한 조직가 구고신이 대형 마트 '푸르미'에서 노조를 결성하는 과정을 그린다.
노동 문제라는 소재 자체가 가볍지 않기 때문에 최 작가는 독자들과의 공감을 위해 친숙한 배경인 마트를 작품에 끌어들였다.
송곳의 메시지는 명확하다. 일하는 사람에게는 일할 권리가 있으며, 우리 사회가 더 나아지려면 강자의 '갑질'에 을들이 함께 맞서야 한다는 것. 작가는 "부조리한 일들이 우리 주변에서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면, 언젠가 당신에게도 이런 일이 닥칠 수 있다"는 것을 전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실제 작품이 연재되는 동안 그의 글을 읽은 독자들은 자신의 직장에서 일어난 부조리한 일이나 받지 못했던 퇴직금을 받았다는 내용의 댓글을 올리기도 했다.
최 작가가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는 뭘까. 어려서부터 옳고 그름에 대해 관심이 많았던 그는 사람들을 그리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사람이 처해 있는 조건 등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사람을 울고 웃게 하는 사회문제에 대해 천착하게 됐다.
최 작가는 "인간의 작은 움직임들을 그리고 싶다는 생각을 하다 보니 인간이 어떤 조건에 처해 있는지 관찰하고 관심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도 사회적 문제를 건드리는 작품을 그려 나갈 계획이다.
최 작가는 "어떤 작품을 하더라도 사회적인 내용이 빠질 수는 없을 것 같다"며 "훌륭하지 않은 사람도 사회나 정부로부터 억압을 받을 수 있다. 그런 사람을 그려 보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