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대기업 내년에도 허리띠 졸라맨다

[전경련 설문조사] 설비투자 유지·축소 74%전국경제인연합회의 이번 조사결과는 재벌개혁 등을 수시로 강조하고 있는 차기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 일선 대기업들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 미국경제의 향방, 통상환경 변화 등 국내외 경제환경의 불투명성이 해소되지 않음에 따라 기업들이 보수경영에 주력할 것으로 나타나 성장잠재력의 감퇴가 우려된다. ◇새 정부 개혁 불안감 확산 대기업들은 내년 최대 변수로 미ㆍ이라크 전쟁 가능성 등 대외변수를 제치고 차기정부의 경제정책을 꼽았다. 기업 지배구조 개선, 주5일 근무제 도입 등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 진영의 개혁정책에 대한 우려가 그만큼 크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차기정부의 정책과제에 대한 조사에서도 상대적으로 친노동자적인 노 당선자의 성향을 반영하듯 정부 규제철폐, 노동시장 유연성 및 사회전반의 반기업 정서개선 등을 꼽았다. 손병두 전경련 부회장은 "외환위기 이후 우리 기업의 경영투명성도 상당 부분 개선된 만큼 선진국의 제도만 자꾸 도입해서는 감당하기 힘들다"며 "차기정부는 기업투자 확대와 외국인기업 유치 등을 위해 각종 규제철폐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기업의 화두는 '내실경영' 전경련의 조사에 따르면 내년 설비투자의 경우 '올해 수준 유지(62.9%)' 및 '축소(11.4%)'는 74.3%에 달한 반면 '확대'는 25.7%에 그쳤다. 또 연구개발(R&D) 투자도 '올해 수준 유지(63.9%)' 및 '축소(8.6%)'가 72.5%에 달했다. 고용계획도 77.1%가 '올해 수준', 8.6%가 '축소'로 응답한 반면 '확대'는 14.3%에 머물렀다. 이는 대기업들이 이라크전쟁 및 유가인상 가능성 등으로 내년 경영여건이 여전히 불투명한데다 수익성도 크게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번 조사에서 매출의 경우 '올해보다 증가'라는 응답이 51.4%, '축소'는 8.6%로 나타났으나 당기순이익의 경우 '증가'는 35.3%에 머물렀고 '축소'도 17.6%에 달했다. 반면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중국으로의 진출은 더 가속화될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진출 계획과 관련, 56.3%가 '진출확대', 43.8%가 '올해 수준'으로 응답했으나 '올해보다 축소'할 계획인 기업은 한곳도 없었다. 이에 따라 대기업들은 내년에 경상비ㆍ인건비 동결 및 축소 등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서는 한편 경쟁력 1위 사업 부문에 핵심역량을 집중하는 등 사업구조조정을 강화할 방침이다. 대기업들이 내년도 경영핵심 전략으로 내실경영(28.1%), 핵심역량 강화(23.3%)에 나서겠다고 응답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이어 고객만족 경영(12.9%), 윤리경영(7.1%), 핵심인력 경영(6.2%), 상시 구조조정(5.7%), 주주 중시(4.8%), 중국경영(4.3%)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최형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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