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파이낸셜 포커스] "수수료 너무 높아" 가맹점도 뿔났다

카드 수수료 분쟁 2라운드<br>"세금 수수료까지 부담"<br>주유소 헌법소원 제기<br>보험 등으로 번질지 주목


신용카드사 수수료 분쟁이 2라운드로 접어들었다. 금융 당국의 수수료 규제에 이어 이번에는 개별 가맹점업체들이 카드사 수수료 체계에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연이어 제기되는 수수료 논란에 카드 업계는 당혹스러운 모습이 역력하다. 14일 금융계에 따르면 카드 수수료에 대한 반발이 곳곳에서 분출되고 있다. 가장 움직임이 큰 곳은 주유소다. 한국주유소협회는 "기름값의 절반이 세금인데 현재 신용카드 수수료는 주유소 판매금액을 기준으로 삼고 있어 정부가 과징하는 세금에 대한 수수료까지 주유소가 부담하고 있다"며 "이에 헌법소원을 내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재 기름값의 48%는 세금이지만 신용카드 수수료는 일률적으로 주유소 판매가격의 1.5%로 책정돼 있다. 때문에 주유소 업계는 기름값이 오르면 카드사만 막대한 수익을 얻어간다며 수수료 인하를 요구해왔다. 주유소 업계가 헌법소원을 추진함에 따라 불똥이 여타 가맹점 업계로 번질지 주목된다. 특히 보험 업계가 관심대상이다. 보험 업계는 2% 후반의 수수료가 과도하다며 카드 업계와 갈등을 빚어왔다. 여신협회가 파악한 카드사의 보험료 평균수수료는 2.7%. 보험 업계는 이 수수료가 사행성이 짙은 골프장(1.74%)이나 백화점(2.39%), 면세점(2.62%) 등과 비교해서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손보 업계 관계자는 "보험업은 대표적인 국가 기반산업이라는 점에서 골프장보다도 수수료가 높다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카드사가 소비자 편의라는 명분 뒤에 숨어 이익만 좇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카드사의 해석은 다르다. 카드사가 각 가맹점 업계에 책정한 수수료는 매출기여도를 반영한 것인데 보험사는 기준에 턱없이 못 미친다는 것이다. 여신협회 관계자는 "대형 마트의 카드수수료가 낮은 것은 전체 매출에서 카드결제가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높아지면서 이를 반영한 결과"라며 "보험사의 경우 총 납입보험료 중 카드결제가 차지하는 비중은 1% 정도에 불과해 형평성 차원에서라도 보험 업계의 요구사안을 받아주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현재로서는 보험 업계가 주유소협회처럼 법적 절차에 나설 움직임은 나타나지 않는다. 그러나 주유소협회가 제기한 헌법소원의 결과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보험 업계가 뒤따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손해보험사 관계자는 "보험사별로 처한 상황이 달라 지금은 개별 보험사별로 카드사에 수수료 인하를 요구하고 있지만 헌법소원 결과에 따라 중지를 모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 당국은 보험 업계와 카드 업계 간 수수료 분쟁에 직접 관여하지는 않을 방침이다. 카드사들의 영업 팽창을 막는 것이 기본 입장인 만큼 수수료에 대한 가맹점들의 제동 움직임이 나쁘지 않다는 뜻이다. 신현준 금융위원회 보험과장은 "모니터링 차원에서 회의를 가졌는데 지금까지 양 업계 간 제대로 된 논의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금융 당국의 입장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양 업계가 자율적으로 논의해 분쟁을 최소화하도록 유도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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