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기술 인력 수급이나 해외 직접투자 실적 등 국가의 주요 통계가 엉터리로 작성돼 정책방향 수립에 혼선을 빚고 예산낭비를 초래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산업자원부가 발표한 산업기술 인력이 실제의 3분의1로 조사돼 정책자료로서의 활용가치를 상실했고 통계청 사업체 기초통계조사의 경우 국세청의 관련자료 제공 거부에 따른 전수조사 실시로 매년 125억원의 예산을 낭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지난해 9월부터 11월까지 재정경제부ㆍ산자부ㆍ보건복지부ㆍ해양수산부ㆍ통계청 등 22개 국가기관의 통계작성ㆍ활용ㆍ조정실태에 관한 감사를 실시해 이 같은 문제점을 적발했다고 18일 발표했다.
감사원 감사 결과 산자부가 한국산업기술재단에 위탁해 작성한 ‘2005년 산업기술 인력 수급동향 실태조사’ 통계에서 산업기술재단은 반도체ㆍ조선 등 8대 기간산업 중 300명 이상 대형 사업체를 전수조사한 것으로 표본설계를 했다.
그러나 반도체 산업 36개 업체 중 21개, 조선 산업 10개 업체 중 5개만 조사하는 등 전수조사 대상 595개 업체 가운데 40.8%인 288개만 조사했다. 또 조사하지 않은 사업체의 산업기술 인력도 사업체의 근로자 규모를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시도별로 조사된 사업체 수 비율만 감안해 추정했다. 이에 따라 감사원이 이번 감사에서 당초 표본설계대로 조사한 결과 조선 산업의 경우 전체 산업기술 인력의 현재 인원은 당초 5,191명의 3배 정도인 1만5,499명, 부족인원은 299명의 약 7배인 2,118명으로 늘었다.
통계청이 전국의 모든 사업체를 대상으로 사업체의 명칭ㆍ소재지ㆍ조직형태 등의 기초정보를 파악하기 위해 해마다 실시하는 사업체 기초통계조사의 경우 11개 조사항목 중 9개 항목이 국세청에서 관리하는 사업자등록 자료와 중복되고 나머지 2개 항목(사업장 변동 및 연간 총매출액)도 국세청 보유자료를 활용하면 통계의 정확성을 높일 수 있다고 지적됐다. 하지만 국세청은 금융감독원 등에 과세정보를 제공하면서도 통계청에는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자료제공을 거부했다. 이에 따라 통계청은 해마다 321만개(2005년 기준) 사업체 전체를 전수 조사해 125억원의 예산을 낭비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재경부가 해외 직접투자 실적을 집계하면서 신고체계와 사후관리 기관이 다르다는 이유로 금융ㆍ보험업의 실적을 제외해 2005년 해외 직접투자 통계에서 7억3,900만달러의 실적이 누락됐다. 해양부가 작성한 2006년 어업생산통계의 경우 연근해 어업과 양식어업의 모집단 특성이 다른데도 두 업종을 한 모집단으로 구성해 실제 생산되는 파래ㆍ백합 등 수산물의 생산량이 통계에 잡히지 않았다.
감사원의 한 관계자는 “잘못 작성된 통계는 국가 정책과 사업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며 “실제로 환경부가 신뢰성 낮은 대기오염 관련 통계를 기초로 잘못된 대기환경개선대책을 수립ㆍ시행한 경우도 적발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