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제약특집] 국산화 잇단 성공 '춘추전국시대'

SK·한미 '노바스크' 개량신약 시판허가…종근당등 11개社 가세 시장쟁탈전 치열·<br>중외제약, 초대형항생제 '이미페넴' 개발…당뇨병 치료제도 잇달아 출시눈앞 '후끈'

국내 제약기업들이 최근 개량신약을 잇따라 출시하며 그 동안 독점적 지위를 누려왔던 다국적 제약사의 오리지널 신약 따라잡기에 나섰다. 해당 제약사는 개량신약이 오리지널 제품과 효능면에서 거의 동일하고 일부 제품은 오히려 우수성이 입증된 데다 특히 약값이 저렴해 높은 매출을 올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요즘 개량신약의 화두는 단연 초대형 고혈압치료제인 ‘노바스크’ 쟁탈전. 미국 기업인 화이자가 91년부터 독점해오던 품목으로 국내 시장에서만 무려 1,5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단연 국내 처방의약품 시장 1위다. 이 같은 상황에서 SK제약과 한미약품이 이달초 ‘노바스크’를 개량한 신약 ‘스카드정’과 ‘아모디핀’에 대해 각각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시판 허가를 받았다. 양사 모두 국산화에 처음으로 성공한 것이다. 한미약품의 아모디핀은 노바스크의 주성분인 ‘암로디핀’에 ‘캄실레이트’란 염기를 붙여 만든 개량신약으로, 기존 제품과 약효와 안전성은 동등하면서도 안정성을 높였다. SK제약의 스카드정은 암로디핀에 새로운 염기인 ‘말레이트’를 붙여 만든 개량 신약으로, 역시 임상시험 결과 노바스크와 같은 약효를 지닌 것으로 평가됐다. 업계 관계자는 “양사 모두 첫번째로 개량신약을 개발했다는 이점에다 오리지널의 80% 이하로 책정되는 가격을 감안하면 적어도 100~300억원 가량 매출을 올리지 않겠냐”며 시장성을 낙관했다. 여기에 임상3상까지 마친 종근당, CJ, 코오롱제약 등도 식약청으로부터 시판 허가를 기다리고 있고, 유한양행, 중외제약 등 8개 제약사도 임상시험 중이어서 ‘노바스크’를 둘러싼 시장 쟁탈전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세계시장에서 연간 6억 달러어치 이상 팔리는 초대형항생제 ‘이미페넴’도 빼놓을 수 없다. 중외제약은 최근 이미페넴의 원료부터 완제품을 국내에서 모두 생산할 수 있는 전공정의 개량신약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미페넴은 미국의 다국적 제약사인 엠에스디(MSD)가 지난 80년대 후반 페니실린ㆍ세파계에 이어 개발한 차세대 카바페넴계의 대표적인 항생제로 강력한 항균력과 내성균에 대한 안정성을 인정 받고 있다. 중외제약은 이번 개발로 연간 200억원 규모의 국내 수입대체 효과는 물론 일본ㆍ유럽 수출 등을 통해 앞으로 2년 내 매년 1억달러 이상의 높은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600억원대 당뇨병 치료제 시장도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국내 당뇨병 치료제 시장의 3분의 1이상을 차지하는 ‘아마릴’에 대해 국내사들이 앞다퉈 개량신약 출시를 눈앞에 둔 것. 특히 특허 만료 이후 진입장벽으로 막혀있던 PMS(시판 후 조사)가 조만간 끝나 늦어도 하반기부터는 개량신약이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종근당을 비롯해 한미약품, SK제약, 동아제약, 유한양행, 일동제약, CJ 등 대부분의 상위 제약사들이 준비중이어서 상당한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5년간 특허분쟁을 겪었던 장기이식면역억제제 역시 치열한 격돌이 예상된다. 대법원이 최근 종근당의 개량신약 ‘사이폴-엔’이 스위스 제약사인 노바티스의 기술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고 손을 들어주면서 본격적인 한판 승부가 펼쳐질 전망이다. 지난해부터 촉발된 고질혈증 치료제 시장 전쟁도 계속되고 있다. 2003년 1~2월 한국MSD의 고지혈증 치료제 ‘조코’의 특허 만료와 함께 한미약품(심바스트), CJ(심바스타), 보령제약(시스타), 동아제약(콜레스논), 종근당(심바로드) 등 10여개 국내 제약사가 잇달아 관련 개량신약을 출시했다. 현재 조코가 200억원 이상의 매출로 여전히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토종기업의 제품들이 1년만에 40% 가까운 시장점유율을 기록하며 따라붙고 있고, 10여개 회사가 추가로 제품을 출시 예정이어서 경쟁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밖에 87년부터 국내 시장을 독점해온 경구용 항진균제인 한국얀센의 ‘스포라녹스’도 한미약품과 코오롱제약, 중외제약의 거센 도전을 받으며 위상이 흔들리고 있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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