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밸리] 주가폭락 벤처CEO의 한숨요즘 벤처기업에서는 한숨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닷컴위기를 넘어 나라 전체가 경제위기에 빠져 있는 터라 이제는 벤처기업만 도와달라고 할 처지도 아니다. 돈은 무섭게 줄어드는데 나올 곳은 없다.
벤처 기업 직원들의 어깨를 더욱 무겁게 하는 것은 주식이다. 벤처인들에게 요즘 회사 주식이 얼마 하느냐고 물으려면 욕먹을 각오부터 하는게 좋다.
올초만 해도 주식으로 억대의 부자가 됐다는 일반 직원들의 이야기가 끊이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는 주식 때문에 억대의 빚을 졌다는 이야기가 끊이지 않는다. 벤처기업이 코스닥에 등록하면서 직원들에게 공모가로 주식을 파는데 공모가 이하로 떨어진 기업이 한두 군데가 아니기 때문이다.
요즘 CEO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느라 고민이 많다. 당장 주식을 팔 것은 아니라서 불만이 터져 나오지는 않지만 사기는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이는 결국 기업의 장래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전하진 한글과컴퓨터 사장은 지난 추석에 10억원이 넘는 자신의 스톡옵션을 처분해 직원들에게 나눠주었다. 전 사장이 떨어진 주가 때문에 보너스를 준 것은 아니지만 한컴 직원들은 덕분에 따뜻한 추석을 보냈다. 이금룡 옥션 사장도 직원들에게 『어떻게든 주식으로 손해보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나름대로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혀 직원들을 위로하기도 했다.
모든 CEO가 사재를 털 수도 없고 꼭 그래야만 되는 것도 아니다. 직원들의 손해를 보상해줄 만큼 사정이 괜찮은 회사는 손에 꼽을 정도다. 그러나 어떻게든 직원들의 마음은 보듬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게 CEO의 몫이고 벤처인의 U턴을 막는 길이다.
김상연기자DREAM@SED.CO.KR
입력시간 2000/09/22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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