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판교세입자 "이사후 철거" 호소

"어렵게 셋방을 구하고 이사 날짜까지 잡아 두었는데 며칠을 기다려주지 않고 서둘러 철거하겠다고 하니 당장 어디로 가야할지 막막합니다" 우여곡절끝에 셋방을 구해 이사준비를 하고 있는 판교개발지구의 전세임대주택입주대상자들이 이번에는 이사 전에 철거작업이 강행된다는 소식에 "이사할 때까지만 철거를 보류해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이들은 전세자금이 없어 이사할 엄두를 내지 못하다가 이달들어 정부의 전세자금 지원(5천만원 이하)이 시작되면서 어렵게 이사할 집을 구했거나 구하고 있는 31가구의 기초생활수급자 또는 차상위층 세입자들. 이들 가운데 분당 미금역 주변 건물에서 청소를 하며 중학생 손자.손녀와 함께살고 있는 이영자(72.삼평동) 할머니의 경우 출퇴근 시간 등을 감안해 모란역 주변으로 이사하려 했으나 집 주인들이 전세권 설정을 해주지 않는 등 여건이 맞지 않아시내버스로 1시간 넘게 걸리는 성남시 금광동에 겨우 셋방을 구했다. 그러나 이 할머니는 지금 살고 있는 세입자가 다음달 21일에야 집을 비워주기 때문에 그 때까지는 판교에 머물러야 한다. 문제는 한국토지공사와 대한주택공사, 성남시가 이 할머니 이사전인 다음달 2-3일 판교지구에 대한 2차 철거작업을 할 예정이라는 것. 아직 세입자가 살고 있는 건물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강제철거작업이다. 하지만 철거작업이 강행되면 이 할머니와 손자.손녀는 거의 20일 동안 갈 곳이없어진다. 이에따라 판교개발세입자대책위원회 석진곤(48) 회장은 "이들은 공사를 방해하려고 이사를 미루는게 아니다"며 "철거일정을 미루기 어렵다면 이 분들만이라도 이사가는 날까지 배려했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이에대해 토공 판교사업단 관계자는 "세입자의 (이사계획 등) 사정이 사실이면 다른 방안을 강구해보겠다"며 "현재로서는 여러 세입자들이 한 주택에 머물도록 하고 이삿짐 보관 등 필요한 지원을 해주면서 철거를 하는 수밖에 없는 것같다"고 밝혔다. (성남=연합뉴스) 김경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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