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보험대전] 보험료 `더싸게' 전쟁

내년부터 보험가격이 자유화된다.업계는 보험가격 자유화가 영업전선에 일파만파의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각 사가 보험료를 조정, 대대적인 판촉에 나서면서 공방전이 줄을 이을 것이 뻔하기 때문. 고객들이 보험료가 싼 보험사로 몰리면서 일부 보험사가 「왕따」 신세로 몰리는 현상이 불거질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내년 4월부터 실시되는 배당 시스템(사업비차·계약자 배당)도 고객들의 보험가입전 고려사항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각 손보사들은 「최대한 많은 고객에게 싼 요율을 적용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특화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손보사들은 자동차보험의 경우 요율체계 변화로 손해를 보는 고객보다는 이익을 보는 고객이 많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손보사들의 전략 가운데 또 하나는 탄력적 요율체계. 급격히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신속 대응하기 위해서는 손해율 실적이 개선되거나 악화될 때마다 요율조정을 한다는 방침이다. 내년부터 도입되는 순요율제는 보험사가 피보험자가 내는 보험료 가운데 위험요율을 제외한 사업비나 이익 등을 자율적으로 판단해 결정하는 시스템. 사업비나 이익을 크게 줄인다면 그만큼 보험료를 낮춰 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다. 지금까지는 감독 당국의 보호 아래 각사가 「온실」속에서 영업을 해왔는데 바야흐로 울타리가 허물어지면서 모진 자연 속으로 팽개쳐진 셈이다. 순요율제는 선진국에서는 이미 보편화되어 있지만 수십년간의 경험통계가 필요하기 때문에 아직 국내 업체들에게는 낯설기만 한 것이 현실이다. 이에 따라 보험사들은 그동안 모아놓은 통계자료를 집중 분석하는 한편 전산 및 수학 전문가들을 대거 투입해 시뮬레이션을 하느라 법석을 떨고 있다. 순요율제의 도입은 위험율과 사업비율이 이미 상당부분 자유화되어 있는 생명보험업계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지만 자동차보험을 주력으로 하고 있는 손해보험업계에는 태풍으로 몰아닥칠 전망이다. 결국 손해보험사로선 고객에게 많은 몫을 챙겨주기 위해서는 비용절감에 혼신의 노력을 기울일 수 밖에 없는 형편. 이에 따라 경쟁이 심화될수록 영업인력의 수당이 줄어들게 되며 보험업 종사자들이 무한경쟁의 벼랑으로 몰리게 된다. 보험사들이 가장 난감해하는 부분도 이 대목이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영업인력은 군대로 치자면 소총수들인데 이들의 사기가 저하된다면 영업에 큰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면서 『가급적이면 영업사원들에게 불이익을 주지 않도록 비용절감 대책을 마련해야겠지만 뾰족한 방안이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벌써부터 대다수 손보사들은 인건비를 절감하기 위해 사이버 마케팅 등을 이용한 저비용 판매채널 구축에 팔을 걷어부치고 있다. 결국 비용을 최대한 억제해 얼마나 싼 상품을 내놓느냐가 손보업계의 「21세기로 가는 문턱」이 될 전망이다. 이 문턱을 넘지 못하는 보험사는 도태된다. /한상복 기자 SBHA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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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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