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비서관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이번 일로 동포 여학생과 부모님이 받았을 충격과 동포 여러분의 마음에 큰 상처가 된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며 이같이 밝혔다. ★관련기사 4ㆍ5면
박 대통령은 지난 4월12일 민주당 지도부와의 만찬에서 새 정부 조각과정에서 빚어진 장차관 낙마사태에 대해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사과한 일은 있지만 국민을 상대로 한 사과는 이번이 처음이다.
박 대통령은 “이 문제는 국민과 나라에 중대한 과오를 범한 일로 어떠한 사유와 진술에 관계없이 한점 의혹도 없이 철저히 사실관계가 밝혀지도록 할 것”이라며 “앞으로 이 문제에 대해 모든 조치를 다 할 것이고 미국 측의 수사에도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또 “관련자들은 어느 누구도 예외 없이 조사에 적극 협조해야 할 것이고 응당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박 대통령은 특히 “앞으로 이런 일이 생기면 관련수석들도 모두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며 “이번 일을 계기로 청와대뿐 아니라 모든 공직자들이 자신의 처신을 돌아보고 스스로의 자세를 다잡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청와대 참모들을 향한 박 대통령의 이 같은 강경발언은 ‘윤창중 사태’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청와대 참모들이 부실대응ㆍ책임전가ㆍ늑장대처 등 총체적 난맥상을 보이고 국민들에게 실망감을 안긴 데 대한 경고로 풀이된다.
실제 이날 수석비서관회의에는 고정 멤버인 이남기 홍보수석이 참석하지 않아 사실상 경질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인책 대상은 확대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이번 미국순방에 동행한 모든 홍보라인 비서관과 행정관을 대상으로 조사에 들어갔으며 미국 경찰과 청와대 민정수석실 조사에서 책임소재가 명백히 밝혀지면 징계할 방침이다.
허태열 비서실장도 이날 별도의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민정수석실은 이번 방미단의 모든 일정과 내용을 재점검해야 한다”며 “향후 대통령이 해외순방을 할 때 매뉴얼에 따라 다시는 이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허 실장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청와대 공직자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라도 그것이 부적절할 경우 국정운영에 얼마나 부담을 주게 되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며 “부적절한 언행에 대해서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무관용 원칙을 적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