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외환위기 그후 10년] 日 전자업체 마쓰시타는…

■ 외환위기 그후 10년 '한국경제 좌표는'<br>혹독한 구조조정·체질개선 바탕 '한국기업에 대반격'<br>삼성·LG 겨냥 "주도권 되찾을것"


“현재 한국기업은 폭풍 앞에 서 있다”(김종년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지난 10여년간 혹독한 구조조정과 체질 개선으로 강력해진 일본 기업들이 공격 경영으로 전환하면서 한국 기업에 대반격을 시작했다는 지적이다. 김 수석연구원은 “지난 15년간 한국의 대표기업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데는 일본 기업의 보수 경영이 일부 기여한 게 사실”이라며 “반도체, 디스플레이, 자동차 등 주력산업에서 한ㆍ일 기업간 설비경쟁이 본격화되면서 세계 곳곳에서 한국 기업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대표적인 기업이 일본 전자업체인 마쓰시타다. 지난해 6월 취임한 오쓰보 후미오 사장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구조조정에서 성장으로 기어를 변경했다”고 선언했다. 뼈를 깎는 구조조정에 성공한 만큼 적극적인 시설투자, 신사업 발굴 등을 통해 삼성ㆍLG에 빼앗긴 주도권을 되찾고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이었다. 마쓰시타(3월 결산법인)의 지난해 상반기(4~9월) 매출액과 순이익은 각각 4조3,895억엔, 1,151억엔. 전년 동기보다 각각 3%, 79%나 늘었다. 올해 배당금은 전년보다 50%나 늘어난 주당 30엔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 2001년 당기순이익이 4,278억엔의 적자를 기록한 것과 비교해 천양지차의 성적이다. 지난 2000년 이후 마쓰시타는 비용감축, 사업재구축, 감원 등 강도높은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나카무라 구니오 당시 사장은 ‘선택과 집중’의 원칙 하에 M&A, 매각, 제휴 등 대대적인 사업 재편에 들어갔다. PDP에 집중하기 위해 대형LCD는 분리해 도시바와 통합했고, D램ㆍ모터ㆍ콘덴서 사업에서 철수했다. 창업주인 고 마쓰시타 고노스케의 유지였던 ‘평생고용’의 신화도 버렸다. 종업원 2만6,000명을 조기 퇴직시키고 기업연금을 삭감해 고정비만 4,000억엔을 줄였다. 생산방식 변경, 재고 감축 등을 통한 경영 합리화 효과까지 합치면 1조4,000억엔의 이익 증가 효과를 거뒀다. 완전히 부활한 마쓰시타는 막대한 보유 현금을 바탕으로 이제 공격 경영을 서두르고 있다. 지난해 6월에는 아마가사키 공장의 PDP 생산규모를 연간 340만장으로 늘렸고 2008년 양산을 목표로 아마가사키 제2공장도 설립 중이다. 2009년에는 연 매출 10조엔을 달성하고, 영업이익률도 8%선으로 높인다는 게 마쓰시타의 목표다. 공격경영으로 한국 기업을 위협하기는 자동차, 철강, 일반기계 등 다른 업종도 마찬가지다. 일본 제조업체의 설비투자 증가율은 지난 2003년 11.3%, 2006년 21.8%으로 수직 상승했다. 비제조업을 포함할 경우 전산업의 설비투자 증가율은 -1.1%에서 12.9%로 급증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일본 투자 회복의 비밀’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일본 정부의 과감한 규제 완화에다 기업의 지속적인 구조조정이 성과를 거둔 것”이라며 “우리도 파급력이 큰 제조업과 대기업 중심으로 투자 촉진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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