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도 두렵지 않다’
전세계 제조업체들이 비용을 줄이기 위해 중국 등 저임금 국가로 생산시설을 옮기고 있지만 세계최대 컴퓨터제조업체 델은 오히려 미국내 공장을 늘리고 있다. 델은 지난 20년간 비용절감, 생산성 향상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해 놓았기 때문에 개도국들의 저임금 공세에도 끄덕 없이 미국내 일자리를 지키고 있다.
델의 비용절감 노력은 공장 노동자들의 관절 움직임, PC조립에 필요한 나사, PC에 부착되는 스티커 개수에까지 신경을 쓸 정도로 세심하다. 비효율적인 자세이동을 줄이기 위해 L자형 작업테이블을 직선형으로 바꿨고 컨베이어벨트를 3단으로 늘렸다. 나사고정, 스티커부착 작업에 평균 4초가 걸리기 때문에 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PC디자인을 개선했다.
그 결과 PC 1대를 조립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5년 전 14분에서 현재 5분으로 줄었다. 또 PC 1대를 조립하는데 필요한 노동비용은 평균 10달러로 전체 PC생산비의 2%에 불과하다.
현재 델의 경쟁업체 중에서 미국에 생산시설을 가지고 있는 회사는 단 한 곳도 없다. 휴렛패커드는 아시아에 컴퓨터 조립공장을 아웃소싱하고 있고, IBM은 중국의 레노보에 PC사업을 매각하고 이 분야에서 손을 뗐다. 그러나 미국에 PC조립공장을 세개나 가지고 있는 델은 지난달 네번째 공장을 짓겠다고 밝혔으며 현재 네바다주에 다섯번째 공장을 짓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델의 캐빈 롤린스 최고경영자(CEO)는 “미국에서 판매되는 PC는 모두 미국에서 생산하고 있다”며 “이는 미국 일자리를 지키기 위한 애국심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운송비 등을 감안했을 때 비용면에서 더 효율적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