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CEO in 마켓] 김종문 툴젠 대표

"유전자가위 기술로 에이즈 치료제 만들 것"

정부기관과 공동연구… 일본 업체와 혈우병 치료제도 개발<br>근육강화 돼지 내년부터 中서 판매… 2019년 매출 700억 이상 달성할 것



"'유전자 가위' 기술을 이용해 혈우병·에이즈 등 유전자 관련 질병 치료제를 개발해 오는 2019년까지 765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겠습니다."

김종문(54·사진) 툴젠 대표는 25일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자사가 원천기술을 보유한 유전자 가위 기술을 활용한 청사진을 이같이 밝혔다.


유전자 가위란 특정 유전자를 찾아내 정확하게 절개함으로써 특정 기능을 제거하거나 강화하는 바이오 기술이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연구에 필요한 유전자 조작 동식물을 생산할 수 있고 기술을 더 발전시키면 유전자 관련 질병 치료제 개발로까지 발전할 수도 있다.

김 대표는 "유전자의 위치를 정확하게 찾고 찾은 위치를 정확하게 자르는 기술이 중요하다"며 "이 기술을 잘 활용하면 잘 무르지 않는 토마토, 근육이 많은 돼지, 글루텐이 없는 밀가루 등 고부가가치 농축산물과 유전적 질병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이어 "툴젠은 유전자 가위와 관련한 1~3세대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자랑한다"고 강조했다.


툴젠은 일반인들에게는 신기하기만 한 유전자 가위 기술을 활용해 실제 사업을 벌이고 있다. 특히 유전자를 조작해 고부가가치를 내는 동물 사업은 벌써 성과를 내고 있다. 마크로젠과 함께 특정 유전자를 제거한 실험용 쥐를 개발해 한 마리에 1,000만원에 판매하고 있으며 중국 옌볜대학과 공동으로 개발한 근육 강화 돼지를 내년부터 중국 시장에서 판매할 예정이다. 지난해에는 네덜란드 육종회사에 3세대 유전자 가위 기술인 알젠(RGEN)을 판매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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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는 "지난 8월 일본 GTRI사와 혈우병 치료제 개발을 위한 기술교류 양해각서(MOU)를 맺었고 카이스트와도 미세조류의 유전자를 교정한 바이오 연료를 개발하고 있다"며 "유전자 가위 기술 자체가 어렵고 최근에 상용화됐기 때문에 국내외에서 우리 회사를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이어 "제약회사를 비롯한 해외 기업들의 기술협력·구매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귀띔했다.

김 대표가 중장기적으로 가장 큰 기대를 걸고 역점 사업으로 추진하는 분야는 에이즈 치료제 개발이다. 유전자 가위 기술을 이용하면 가능하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김 대표는 "우리 몸에는 CCR5라는 에이즈 바이러스를 받아들이는 유전자가 있는데 이 유전자를 제거하면 에이즈에 걸리지 않게 된다"며 "올 하반기부터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과 2019년까지 공동 개발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에이즈 치료제 개발에 성공해 1년에 에이즈 환자 2,000명만 치료해도 연 매출이 4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현재 바이오 관련 기업의 최고경영자(CEO)지만 사실은 정보기술(IT)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기업인이다. 김 대표는 1999년 국내 최초로 미국 나스닥에 직상장한 초고속 인터넷 사업자 두루넷에서 전무로 재직하며 상장 기획부터 완료까지 전체 과정을 진두지휘했다. IT 업계 1세대인 그가 성격이 전혀 다른 바이오 업계에 뛰어든 이유가 뭘까. 김 대표는 "IT 산업 이후 한국 경제를 이끌어갈 산업은 에너지·화학 그리고 바이오라고 생각했다"며 "우리나라에는 숨겨진 훌륭한 과학자들이 바이오 업계에 많기 때문에 잘 발굴해 육성한다면 IT 산업 못지않게 성장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툴젠은 6월 코넥스시장에 상장했다. 지난해 매출액 10억700만원, 영업이익 5,600만원을 기록했고 올 상반기에는 매출액 4억1,800만원, 영업손실 1억2,000만원을 올렸다.

김 대표는 "아직까지는 실적이 미진하지만 유전자 가위 기술의 독창성과 기술 수준을 감안하면 성장성이 상당히 크다"며 "내년 혹은 후년까지 이전상장 요건을 갖춰 코스닥시장에 데뷔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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