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구광본 장편소설 '나의 메피스토'

신과 인간사이의 새로운 관계 탐색오늘의 작가상 수장작가 구광본이 신작 장편소설 '나의 메피스토'(행복한책읽기 펴냄)를 선보였다. 작가는 서문에서 괴테의 '파우스트', 토마스 만의 '파우스트 박사', 클라우스 만의 '메피스토'와 맥을 같이 하는 작품이라고 설명했고, 평단에서도 김동리의 '사반의 십자가'나 이문열의 '사람의 아들'에 비견되는 소설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모두 신과 인간의 관계를 화두로 삼고 있는 소설이다. '파우스트'의 주인공 파우스트는 완벽한 지식을 얻기 위해 악마에게 영혼을 팔고, '메피스토' 역시 주인공이 예술의 감흥을 얻기 위해 같은 선택을 한다. 여기서 악마에게 영혼을 판다는 것은 기독교의 신을 부정하는 것. 구광본의 '나의 메피스토' 역시 비숫한 서사구조를 같는다. 신과 인간 사이를 교란시키는 주체는 삼국유사의 향가 '처용가'에 등장하는 반신(半神)적인 인물 처용. "사랑의 신 야훼! 당신을 섬기는 종의 영혼을 나, 처용이가 목표로 하는 세계를 위해 봉사하도록 하겠다"는 그의 선언으로 소설의 문이 열린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주인공 한재석은 예수 시대를 배경으로 한 장편소설 집필을 준비하고 있는 신예작가. 애인인 수영에게서 사랑의 고백을 거절 당한 충격으로 스탠드바에서 독주를 마시고 있던 그에게 처용이 접근하면서 이야기는 급류를 탄다. 재석은 처용에게 자신의 영혼을 팔게 되고 처용과 함께 천년 전 신라로 함께 여행을 떠난다. 이처럼 소설은 예수의 시대, 신라 시대와 현대 넘나들면서 시공을 초월하고, 현실적인 것과 환상적인 것, 사실적인 것과 허구적인 것이 상호 교차한다. 신과 인간의 새로운 관계를 탐구하는 이 소설. 무게 중심은 어느 쪽일까. 문학평론가 김주현은 "작가는 야훼와 같은 신쪽에서 의미를 찾기보다 인간적인 것에 보다 많은 관심을 기울인다"고 말했다. 문성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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