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피플

남에게 장기 떼어준 전직 공무원


30년간 봉직 후 새로운 삶의 가치를 찾다 남을 위해 자신의 장기를 선뜻 내놓은 전직 공무원이 화제다.

28일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에 따르면 강철우(61·사진)씨가 29일 오전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서 주부 함모(50)씨에게 자신의 신장 하나를 이식한다.


2010년 퇴직한 강씨는 공무원 생활을 하면서도 동료들과 십시일반 돈을 모아 홀몸노인을 돕는가 하면 사내에 봉사활동 모임을 꾸려 소외된 이웃 돕기에까지 나섰다. 그가 퇴직 후 자전거로 세계를 누비며 9,000㎞에 이르는 거리를 주파한 것도 건강을 관리해 자신의 생명을 나눠주고 싶은 마음에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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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년 전 운동본부에 사후 장기기증 서약을 한 그는 1년 전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어느 시한부 주부의 사연을 듣고 장기를 기증하기로 마음먹었다. 시한부 주부가 죽음을 맞기 전 어린 두 딸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모아 책 한 권을 썼다는 사연을 듣고는 안타까운 감정이 고스란히 전해졌다고 한다.

자신의 장기를 나눠줄 날을 기다리던 강씨에게 최근 드디어 기회가 찾아왔다. 1996년부터 심한 독감을 앓은 끝에 만성신부전증 진단을 받고 20년간 투병한 주부 함씨에게 자신의 신장 한쪽을 기증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강씨는 일면식도 없는 남에게 신장을 기증하는 데 대해 “지금껏 애타게 신장이식만을 기다렸을 환우와 그 가족이 얼마나 큰 고통 속에 살았을지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며 “활짝 핀 라일락 꽃향기처럼 내 신장을 이식받은 분의 삶이 행복으로 가득하길 기도한다”고 밝혔다. 신장을 기증받는 함씨는 “20년 만에 천사가 찾아온 것만 같다”면서 “내 인생과 가족에게 새 생명을 불어넣어 주는 기증인에게 깊이 감사한다”고 말했다.


송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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