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炳權 해양연구소장 세계의 석학들은 21세기가 지식기반산업이 활짝 꽃피는 시대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제 「지식」이라는 단어는우리가 맞이할 21세기의 세계 패러다임의 변화를 주도할 가장 핵심적인 키워드로 인식되고 있다. 정부에서도 최근 이와 같은 세계사의 흐름에 부응하여 새로운 도약을 위한 21세기의 국가경제를 지식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하는 지식기반경제로 변모시키기 위한 대책을 수립, 발표한 바 있다.이처럼 경제, 사회, 문화 모든 면에서 「지식」이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명제가 되고 있는 이 때, 우리는 바다에 대해서는 과연 얼마나 많이 알고 얼마나 정확히 알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지 다시 한번 자문해 보지 않을 수 없다.
바다는 미지의 영역이며 미개척분야인 만큼 바다의 지식은 우리에게 새로운 가능성의 문을 열어줄 것이다.
더욱이 오늘날 신해양질서의 형성에 따라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세계 각국의 경쟁 속에서 바다에 관한 과학적 지식의 확보는 국가 해양력의 신장과 해양경제활동영역의 개척에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해양지식 확보의 필요성은 여러가지로 살펴 볼 수 있겠지만 우선 국가적 과제인 배타적 경제수역의 관리문제를 놓고 보더라도 해양특성에 대한 정확한 자료를 토대로 하지 않고서는 우리의 국익을 보장받을 수 없다는 점을 들 수 있겠다.
뿐만 아니라 바다는 주지하는 바대로 국민 식생활에 있어서 필수적인 단백질의 주요 공급원 일뿐만 아니라 현대문명을 유지하는데 없어서는 안 될 탄화수소의 공급처로서도 더욱 중요시되고 있다. 바다는 모든 금속, 비금속 자원의 공급처일 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물의 공급처로서 우리 인간을 포함한 지구상의 모든 생물체의 존립근거지라고 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오늘날의 바다는, 바다가 지구환경변화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감안할 때 더욱 주목하고 더욱 연구하지 않을 수 없는 영역이 되고 있다.
앞으로 10년 후와 100년 후, 그리고 또다른 1,000년의 시대에는 지구의 기후변화가 어떻게 일어날 것인가, 지구의 기온 상승에 따라 극지방의 해빙이 어떤 변화를 보일 것이며, 해수면의 상승은 어떤 양상으로 나타날 것이냐가, 지구 육지의 식생 변화, 인간의 생활습관, 즉 문명의 변화, 산업구조 및 경제활동의 변화 등등…. 이 모든 것이 바다의 지식, 바다에 대한 이해와 밀접히 연관되어 있다.
시야를 좁혀서 보더라도 육지와 인접한 연안 및 분지형 바다의 오염은 바다를 이용하는 모든 인간활동, 즉 어업, 해운, 레크리에이션 등에 심대한 영향을 미친다.
결국 바다에 관한 연구는 바다의 자연계의 일부로 자연변화의 법칙을 이해하기 위한 기초과학적 필요성에서 뿐만 아니라 우리의 실생활에 유익한 물질을 얻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실용적 차원에서도 결코 게을리 하거나 소홀히 할 수 없는 과제가 되고 있다.
이처럼 광범위하고 우리의 미래의 삶에 맞닿아 있는 바다의 연구는 그것 자체로 가능성의 영역이며 미래개척의 영역일 뿐만 아니라 시급히 해결해야 할 현안과제기도 한다. 수세기를 이어오던 구질서의 허물을 벗고 새로운 해양질서가 형성됨으로써, 바다에서의 21세기는 이미 시작되었다. 신세기는 바다의 지식을 보유하고 이를 활용하는 국가에게 번영을 약속할 것이며, 이를 소홀히 하는 국가에게는 쇄락의 운명을 지울 것으로 예견된다.
이러한 해양과학은 다른 어느 분야보다도 강한 국제성을 지니며, 종합과학적 성격을 띠고 있다. 따라서 각 전문분야간의 협력과 연계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이 때문에 바다를 보다 깊이 이해하고, 보다 효과적으로 이용하고, 보다 과학적으로 관리하는 데에는 산·학·연 관련분야간의 연계와 협력이 각 전문분야의 개별적 발전 못지 않은 중요성을 갖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산·학·연 협력이 실효를 거두기 위해서는 목표의 정확한 설정과 이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 전략의 수립이 뒤따라야 할 것이며, 특히 각 연구주체의 노력과 더불어 정부의 주도적 역할이 매우 큰 힘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