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형당한 공작대장 생각하면 죄송스러워…"

광복군 제3지대 최연소 입대 김영진씨


"사형당한 공작대장만 생각하면 죄송스러워 할 말조차 없습니다."

광복군 제3지대 최연소 입대자였던 김영진(84) 광복회 부산지부장은 12일 광복절을 맞는 소회를 이같이 밝혔다.

경북 봉화 출신인 그는 어려운 어린 시절을 보냈지만 '조국의 광복을 위해 일하겠다'고 결심하고 가족을 등지고 중국에 있는 광복군에 입대했다.


3개월간의 공작훈련을 받고 공작대장, 동료 공작원과 함께 중국 상하이로 급파된 그의 임무는 당시 엄청난 부자였던 조선인에게 '광복군 활동자금을 지원해달라'는 내용의 기밀문서를 전달하는 것이었다.

관련기사



이 조선인은 한때 임시정부에서 활동했지만 일본군 고위인사의 딸과 결혼한 상황이었다. 그는 "일본인과 관련돼 있어 자금 지원이 어렵다"며 거절했고 이 일은 불과 3개월 후 김 지부장에게 큰 시련을 안겨줬다.

본연의 임무로 돌아가 강제 징집된 조선인을 탈출시켜 광복군으로 편입시키는 일을 하던 중 지난 1945년 3월13일 상하이에서 일본 헌병대에 검거된 것. 이후 공작대장은 사형을 선고 받았고 중국 난징 일본육군형무소에서 사형이 집행됐다. 김 지부장과 동료는 3~5년의 징역형을 선고 받고 전기고문ㆍ물고문 등 갖은 고초를 겪었다.

8ㆍ15 광복과 함께 풀려난 그는 이후 주로 청년운동을 했으며 지난달 12일 이전에 몇 차례 맡았던 광복회 부산지부장에 다시 취임했다.

김 지부장은 "나는 그나마 애국지사로 예우 받으며 살고 있는데 나중에 죽어 공작대장 얼굴 보기가 무서울 정도로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다"며 "여생은 남북이 평화적으로 통일돼 좋은 나라로 발전하는 데 힘을 보탤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