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삼성전자, 신성장동력 M&A 신호탄

네덜란드 디스플레이 R&D 전문기업 '리쿠아비스타' 인수<br>이건희 회장 "누구와도 손잡는다" 경영전략 실행<br>원천기술 확보… 태양광 등 글로벌기업 M&A 가속


삼성전자가 새해 벽두부터 네덜란드의 연구개발(R&D) 기업 인수를 발표하며 새로운 10년을 여는 신성장동력 인수합병(M&A)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삼성전자는 20일 네덜란드의 디스플레이 연구개발 전문기업인 '리쿠아비스타(Liquavista)'를 인수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해외기업 인수는 지난 2007년 이후 삼성전자의 세번째 해외 M&A로 이건희 회장이 신년사에서 밝힌 '누구와도 손잡을 수 있다'는 경영전략을 본격 실행한 사례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업계는 특히 삼성전자가 제조업체가 아닌 원천기술을 보유한 R&D 기업을 인수한 것을 계기로 태양광 등 신사업 강화를 위해 기술기업의 M&A를 본격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미 제조기술은 세계적인 능력을 갖춘 만큼 원천기술을 보유한 기업을 사들여 삼성 제조기술과의 시너지를 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글로벌 M&A 본격화=앞서 삼성전자는 1994년 글로벌 PC업계 6위였던 미국 AST를 인수했다가 5년 만에 정리한 아픈 기억이 있다. 이후 'M&A 시장에 뛰어들지 않는다'는 경영 원칙을 지켜오던 삼성전자가 2009년을 기점으로 180도 방향을 틀기 시작했다. 미래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그동안 쌓아둔 천문학적인 자금을 바탕으로 전세계 기업을 대상으로 연구개발 능력이 탁월한 벤처기업 쇼핑에 나서고 있는 것. 삼성전자는 2007년 이스라엘 시스템 LSI 업체인 트랜스칩을 인수하며 M&A에 시동을 걸었다. 2009년에는 폴란드 가전업체 아미카의 공장 자산을 매입했고 지난해에는 국내 의료기기 장비업체인 레이와 메디슨, 반도체 장비개조 업체 GES 등을 사들였다. 이 같은 거침없는 행보 저변에는 이건희 회장의 공격경영 방침이 자리잡고 있다. 이 회장은 신년사에서 "삼성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일이라면 누구와도 손을 잡을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반영해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은 최근 "삼성전자의 사업 분야가 많기 때문에 혼자 할 수 없고 많은 파트너들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M&A와 함께 전략적 제휴에 나설 것"이라며 M&A 전략을 구체적으로 천명했다. 또 최 부회장은 "앞으로의 M&A는 원천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를 중점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해 이번 리쿠아비스타 인수를 암시했다. ◇디스플레이 원천기술 확보=삼성전자가 이번에 인수한 리쿠아비스타는 차세대 디스플레이의 핵심기술로 주목 받는 EWD(Electro Wetting Displayㆍ전기습윤디스플레이) 원천기술을 독점 보유하고 있다. EWD는 전기를 가하면 검정색 기름막이 이동해 빛을 차단ㆍ투과ㆍ반사하는 원리를 이용한 기술이다. 셀 구조 및 공정이 단순해 다양한 디스플레이 구동방식에 적용할 수 있고 빛 투과율이 LCD(액정표시장치)의 두 배 이상이다. 삼성전자는 해당 기술을 활용해 차세대 전자종이(e-Paper)와 투명디스플레이 등에 적용할 방침이다. 특히 전자종이에 적용할 경우 응답속도가 기존 기술 대비 70배 빨라져 기존 전자종이에서 기술적으로 어렵게 여겨지고 있는 컬러 동영상 구현이 가능하다. 장원기 LCD 사업부 사장은 "EWD 원천기술 확보를 통해 차세대 디스플레이 대응력을 더욱 강화하게 됐다"며 "다양한 기술 확보를 통해 시장과 고객에게 최적의 디스플레이 솔루션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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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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