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장기 금리 상승으로 기업들의 줄도산이 우려되고 있다고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가 28일 보도했다. 만기 도래하는 회사채의 차환 발행이 금리 상승으로 어려워진데다, 단기 차입금의 장기 전환을 통해 당장의 금융비용을 줄일 수 있는 부채 만기 구조의 리스케줄링도 사실상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신용평가 회사인 무디스의 조사 결과 7월 기업들의 도산 규모는 87억 달러를 기록, 올해 들어 가장 규모가 컸다. 또 7월 무디스의 기업들에 대한 신용평가 재조정 결과, 신용등급이 나빠진 기업이 좋아진 기업의 5배를 넘어섰다. 6월 중순 이후 지속된 금리 상승으로 기업들의 재무구조가 나빠졌기 때문이라고 신문은 분석했다. 올 상반기 금리 인하 추세 속에서 기업들의 금융비용 부담이 줄어들면서 신용등급이 상향 조정됐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상반기에는 기업들의 도산율 역시 1분기 7%에서 2분기 6%로 줄었었다.
미국의 금리 인상은 또한 모기지 신청 건수도 크게 떨어트리며 부동산 시장에도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미 주택담보은행협회(MBAA)는 27일 지난 주 모기지 신청이 13개월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발표했다.
한편 미국의 국채 금리는 인플레이션 우려에다 미국의 재정적자가 당초 전망치보다 훨씬 커질 것이라는 우려에 따라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미 의회 예산국(CBO)은 내년 회계연도 재정적자가 4,800억 달러로 늘어날 것이라고 26일 전망했었다. 이에 따라 27일 미 10년물 국채 금리는 전날보다 0.07% 오르면서 4,54%를 기록했다. 이러한 수준은 채권 금리가 45년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던 지난 6월 중순에 비해 1.5%포인트나 상승한 것이다.
<최윤석기자 yoep@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