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사태로 지난 2000년 12월 자본금 완전 감자와 점포 축소, 명예퇴직 실시 등 뼈를 깎는 구조조정 속에서 1,200여명의 많은 은행원들을 내보내야 하는 등 최대의 위기를 겪은 경남은행이 급변하고 있다.
2001년 3월 우리금융지주㈜ 자회사로 편입되어 경영의 안정을 찾으면서 전직원이 최고의 경영성과를 위해 `하면 된다`는 자신감으로 일치단결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그 결과 2001년 692억원, 2002년 825억원의 당기순이익 달성, 2003년 6월 총수신 9조원, 총대출 6조원, 총자산 11조원을 달성, 올해 연말 1,000억원이 넘는 당기순이익이 예상되는 등 세계 속의 지역은행으로 발돋움 하고 있다.
우리금융지주 자회사로 편입전인 2000년 말에는 3,112억원의 당기 순손실을 기록하여 부실금융기관 지정과 대외 신뢰도가 극도로 하락한 부실덩어리가 이같이 바뀔 수 있을까 생각했지만 이제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예전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경남은행이 올해 `당기순익 1,000억원`이라는 경영성과로 새 옷을 갈아 입는데 걸린 기간은 불과 2년. 2001년에는 총자산 8조9,800억, 총수신 6조7,500억, 총여신 4조6,900억, 당기순이익 692억원을 달성한데 이어 2002년에는 총자산 10조 2,700억, 총수신 8조3,800억원, 총대출 5조4,700억, 당기순이익 825억원 달성에 이어 3년 연속 사상 최대의 경영성과를 이루고 있다.
경남은행은 지역은행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지역 내 중소기업을 육성하고, 유망 벤처기업을 발굴하는 등 각종 사업은 시중은행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시중은행과 차별화 된 역할로 지난해 말까지 총 대출의 67.2%를 지역 중소기업에 지원할 정도로 많은 부분을 중소기업에 할애하고 있다.
특히 제조업 부문에 전체 기업대출 중 50% 이상을 지원하고 있다. 지역경제 선도기업으로서 제조업의 발전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는 대표적인 사례다. 지역의 기업인들은 경남은행의 이 같은 역할에 대해 “시중은행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라며 입을 다물지 못한다.
심지어 “경남은행이 아닌 다른 어떤 은행에서는 이렇게 하지 못 할 일”이라며 평가한다. 부실은행으로 낙인 찍히던 이 은행이 최고 지역은행으로 거듭나면서 `경남은행=지역경제 선도기업`이라는 인상을 강렬하게 심어주고 있는 것이다.
지역 경제인들도 경남은행에 대해 가장 주목하고 있는 것은 지역 중소기업에 많은 지원을 아끼지 않는 강력한 추진력 때문이다. 그것도 아무나 마냥 밀어 주기식이 아니라 제도 개선과 지역성 높은 신상품 개발 등의 지역 중소기업을 찾아 지원하는 계획 있는 경영에 탄복하고 있다.
최해범 창원대학교 교수는 “지방분권 내지 지방화가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지방금융산업이 건전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지방금융 전반의 발전이 대단히 중요하다”며 “부실이나 마찬가지던 경남은행이 2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지역과 함께하는 최고의 지방은행으로 새롭게 개조되는 강한 추진력을 보면서 대표적인 지역은행이라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중소기업인 김진곤씨는 “기업인들이 모이면 경남은행 이야기를 자주한다”며 “무엇보다 짧은 기간에 큰 경영성과를 올리고 있는 것은 경영자의 지역사랑과 저돌적인 중장기적인 경영목표 때문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경남도청의 평가도 다르지 않다. 무엇보다 그 동안 강도 높은 구조조정으로 경영실적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지역밀착경영으로 지역중소기업에 큰 도움을 주고있다고 평가한다.
고위 간부들은 “지방에 무수히 산재해 있는 중소기업의 경영현황을 잘 알고 있는 곳이 지방 은행이다. 중앙집중화가 심각한 상황에서 지방의 자본을 지방 발전을 위한 자금으로 배분해줄 수 있는 독자적인 의사결정 권한을 가진 지방금융이 꼭 필요하다”고 거론하는 것은 경남은행이 새로운 출발 이후 보여준 행보가 얼마만큼 강렬하게 비춰졌는지를 잘 알게 한다.
백중기 경제통상국장은 “경남은행은 짧은 기간에 무에서 유를 창조하듯 강한 느낌을 주면서 지역경제의 원동력 역할을 하고 있다”며 “경남 도에서도 경남은행과 지역 기업들이 상호 윈-윈 할 수 있는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2000년 12월 IMF여파로 자본금이 완전감자 되고 2001년 3월 우리금융지주㈜ 자회사로 편입된 지 2년 8개월. 경남은행은 `세계적인 지역은행`이라는 중장기적인 비전을 가지고 시중은행과 차별화 된 소매금융 틈새시장을 누비며 지역경제 선도 기업으로 뿌리내리고 있다.
<마산=황상욱기자 sook@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