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토요 산책] 창조적 미술과 만나자


창조ㆍ창의가 최근 경영의 화두다.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창의력은 과학ㆍ예술ㆍ인문학뿐 아니라 아동교육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에서 논의되고 있다. 우리는 스스로가 창의적인 사람이라는 평가를 듣고 싶어한다. 또 후손들이 남보다 더 창의적이기를 바란다. 경영학에서의 창의ㆍ창조는 다분히 가치창조, 즉 더 큰 이익을 남기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더 많은 이익ㆍ자산 창조의 예로 엄청난 부가가치를 만들어낸 예술작품을 꼽는다고 하니 조금 의아했다.

다르게 볼 줄 알아야 다르게 생각

시간이 갈수록 예술작품에 가치가 더해지는 것은 작품 자체의 의미 변화와 상관없이 유통과정에서 만들어진 부수적인 현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술작품 속에서 만나는 창의력은 인간이 누구나 꿈꾸는 최고 수준의 문제해결 능력에 좋은 사례이며 미래의 최고 가치라고 본다. 창의력 자체가 최고의 부가가치인 것이다.


역사 속에서 가장 창의적인 사람들은 예술작품을 만든 작가들이었다. 창의력은 남과 다르게 생각하는 방식을 말한다. 남과 다르게 생각하려면 다르게 볼 줄 알아야 한다. 교육과 사회화를 거치면서 유사한 문제접근 방식을 배운 우리에게는 매우 어려운 부분이다. 단순한 사고에 머문다면 창의력이라 하기 어렵다. 창의ㆍ창조의 가장 중요한 근간은 무엇인가를 실행하는 것이다. 만들고 그리고 완성해내는 행위 자체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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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켈란젤로는 바티칸궁의 시스틴 채플 천장화에서 아담을 창조하는 하나님의 모습을 공중에 나는 형상으로 바꿨다. 타원형의 천을 배경으로 많은 천사들을 대동하고 하늘을 나는 하나님의 모습은 창조주체의 당당함과 능력, 그리고 인간과 닮았지만 확연히 구분되는 신성을 잘 보여준다.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던 표현이었다. 동시대 작가들은 땅 위에 선 하나님이 흙 속에서 아담을 끌어올리거나 그를 축복하는 모습으로 '아담의 창조'를 묘사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역시 가장 지루하고 평이한 식탁에 늘어앉은 13명의 남성들에게 극적 상황과 사실적 반응을 투영해 놀랍고 위대한 '최후의 만찬'을 완성했다. '배신자가 너희 중에 있다'는 예수의 선언에 일순간 폭발하듯 놀라는 제자들의 드라마틱한 반응으로 화면 안은 강렬한 에너지가 넘친다. 이들과 대조를 이루는 예수의 흔들리지 않는 자세와 표정은 긴장을 완성해주는 정점이다.

폴 세잔은 사과의 모습을 남들과 다르게 보기 위해 자신의 눈으로 보고 인식하는 것을 계속 의심했다. 덕분에 눈에 보이는 윤곽선 안에 숨어 있는 구(球)의 도형을 발견하고 대상의 보편적인 외형 대신 불변하는 본체를 깨닫게 된다는 현대미술의 놀라운 계기를 마련한다. 세잔의 노력이 없었다면 20세기 추상미술은 쉽게 탄생하지 못했을 것이다.

꾸준히 관찰하면 상상력 샘솟아

이들의 작품은 모두 낯익지만 시각적 표현을 한 단계 높여줬다. 오늘도 자신의 분야에서 어떻게 하면 새로운 해법을 통해 질적 상승을 창조할 것인가 고심하는 많은 예술적 혁신자들이 있다. 창의력은 실수가 용인되고 놀이 같은 문화적 환경 속에서 규율과 이성적 억압을 자제함으로써 가능해진다고 연구자들은 입을 모은다. 그러나 아이들의 놀이터 같은 일자리는 찾아보기 어렵다. 사회 어느 곳이나 경쟁 구도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어 최고의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창의력이 자칫 가장 먼저 희생되고 있는지 모른다. 그래서 미술작품을 자주 만나고 꾸준히 관찰하기를 권한다. 어느새 내 안에 숨은 자유로운 상상력이 발현되면서 자신의 인식을 벗어나는 새로운 사고를 만나게 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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