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반도체 시장전망 크게 엇갈려

중장기 반도체 시장 전망을 둘러싼 조사 업체들의 관측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7일 세계 유수 조사 기관들의 시장 예측에 따르면 대다수 기관들이 오는 2004년 반도체 시장이 본격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하면서도, 올해와 내년 전망에선 상당한 편차를 드러냈다. 특히 내년 성장전망을 세미코 리서치는 30%, 데이터 퀘스트는 12.1%로 전망, 무려 17.9% 차이를 보이고 있다. SIA(반도체산업협회)는 이날 올해와 내년 반도체 시장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나 오는 2004년 전망치는 상향 조정했다. SIA는 올해와 내년의 성장률을 각각 1.8%, 19.8%로 내려 잡았다. 지난 6월의 3.1%, 23.2% 전망치보다 1.3%포인트와 3.5%포인트가 낮아진 것. SIA는 다만 2004년 성장률은 21.7%로 제시, 지난 6월(20.9%)보다 소폭 상향 조정했다. 반도체 시장이 내년까지는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기 힘들다는 일종의 '경계론'을 편 셈이다. 데이터퀘스트도 올해 반도체 매출이 작년보다 0.5%늘어난 1,533억달러에 이르고 내년에는 1,718억달러의 매출로 12.1%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말 올해와 내년의 성장률을 각각 3%와 30%대로 보았던데서 대폭 후퇴한 것이다. IC인사이츠도 올해 성장률을 당초 제시한 4%에서 1%로, 내년은 24%에서 15%로 각각 하향조정했다. WSTS(세계반도체무역통계기구) 역시 내년 매출이 1, 660억달러에 그칠 것이라며 21.7%에서 16.6%로 전망치를 낮췄다. 이와 달리 인스태트/MDR는 올해 시장이 지난해보다 0.1% 늘어난 1,391억달러에 불과하겠지만, 내년에는 18.1% 성장한 1,642억달러에 이를 것이라며 내년 상황에 대한 낙관론을 펼쳤다. 세미코 리서치도 지난 9월 올해와 내년도 성장률이 6%, 30%를 각각 기록할 것으로 예상, 낙관적 전망에 동참했다. 퓨처 호라이즌도 내년 반도체 시장 성장률을 26.6%로 관측, 낙관론에 힘을 보탰다. 조사 전문가들은 조사기관별 전망이 이처럼 큰 폭의 편차를 드러내는 것은 예년에 비해 시장의 변동성이 워낙 심해진데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조사기관의 한 애널리스트는 "주력 제품 교체시기가 빨라지고 미국시장의 회복시기가 예상을 빗나가면서 시장 조사가 그만큼 어려워졌다"며 "기관별 편차가 예년보다 커진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그러나 "당장 현재의 D램값 급등세가 언제 꺾일지 정확한 예측을 하는 곳도 없다"며 "정보를 제공받는 기업들로선 조사 기관들의 전망이 되레 혼란스러움을 가중시키고 있는게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김영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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