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이통사 사칭 보이스피싱 조심

주민번호 등 개인정보 빼내 올 4월까지 230억 규모 피해


직장인 이 모씨는 '이동통신 요금할인 지원센터'라는 곳으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이 씨에게 전화를 건 상담원은 "2개월 동안 한시적으로 통신비를 최대 50% 깎아준다"며 "이동통신 3사 가입자 모두 해당된다"고 설명했다. 이 씨가 "그럼 이동통신 3사와 관련된 업체인 거냐"고 묻자 상담원은 별도의 이동통신 요금할인 지원센터라고만 답했다. 이 씨가 이상한 느낌에 몇 가지를 더 꼬치꼬치 캐묻자 상담원은 전화를 황급히 끊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이동통신사 또는 '통합 센터' 등을 사칭한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사례가 늘고 있어 가입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이들은 주로 전화를 받은 가입자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정보를 노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업계에서는 이동통신 분야가 휴대전화나 각종 이동통신 서비스 가입, 요금할인 등을 핑계로 개인정보를 빼내기 수월해 관련 보이스피싱이 성행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이동통신사나 관련 업체를 사칭하는 보이스피싱 사기단의 수법은 다양하다. 또 다른 직장인 방 모 씨는 "휴대전화를 바꾸면 기기값을 할인해 준다길래 주민등록번호까지 알려줬는데 아무런 연락이 없어 찜찜하다"고 말했다. 이밖에 가족들이 가입한 이동통신 3사의 멤버십 포인트를 통합해 쓸 수 있도록 해준다는 보이스피싱 사례도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1~4월 동안만 해도 2,169건(피해규모 230억원)의 보이스 피싱 피해가 발생한 만큼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SK텔레콤이나 KT, LG유플러스 등은 누군가 자사를 사칭해 범죄를 저지르더라도 딱히 개입할 수단은 없는 상황이다. 한 이동통신사 관계자는 "직접 제재할 수 있는 건 대리점 뿐"이라며 "그 외에는 방송통신위원회나 경찰에 신고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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