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광주광역시와 인접한 시ㆍ군에 수도권 등지로부터 외지 공장이 잇따라 유치되는 다소 이채로운 현상(?)이 생겨나면서 지역경제가 돌연 활기를 띄고 있다.
신규 공장 건설로 고용창출이 이뤄지고 농촌지역의 인구감소 추세까지 늦춰지는 등 예기치 못한 효과로 관련 지방자치단체들이 콧노래를 부르고 있다. 해마다 인구감소와 노령화로 골머리를 앓던 전남의 농촌 지자체에 공장 설립이 연이은 것은 광주시의 공장용지 부족난 때문이다.
지난 2004년 시작된 삼성전자 백색가전부문의 광주이전과 기아차 광주공장의 생산량 확대 등의 영향으로 이들 기업의 협력업체들이 잇따라 광주로 이전하기 시작했다. 결국 지난해 초부터는 광주지역에선 마땅한 공장 용지를 구하기가 힘들어진 것.부족 현상이 하루아침에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관련 기업들은 지리적으로 가깝고 상대적으로 땅값이 싼 광주 인근 지역으로 눈을 돌리게 된 것이다.
^광주지역 공장용지 부족난으로 가장 큰 혜택은 본 곳은 장성군. 최근 2년 동안 무려 49개의 외지 공장을 지역 내로 유치한 장성군은 올해에도 벌써 10개의 신규 공장을 유치한 상태다. 하반기까지 10개의 공장을 더 유치할 계획이다.
지역경제과 최금택 계장은 “전자부품에서부터 기계, 자동차 부품 등의 업종이 주종을 이루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광주 공장용지의 부족난에 따른 상대적 이익을 얻고
있는 것은 틀림없다”면서 “잇따른 공장유치로 신규 고용창출 효과가 1,700명에 이르고 투자금액도 1,500억원에 달한다”고 말했다. 지역경제가 활기를 되찾고 인구감소 현상도 지체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한다.
광주 광산구와 맞닿아 있는 함평군도 장성만큼 크지는 않지만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지난해 기아차와 삼성전자 협력업체 4군데를 광주인근 월야면에 유치한 함평군은 올해에도 지난해만큼의 공장 유치를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함평군청 공무원 정훈석씨는 “200-300명의 젊은 근로자들이 월야면에 소비하고 있는 금액은 무시하지 못할 정도”라며 “광주지역 공장용지 가격이 최소 45만원 선인데 비해 이 곳은 6-10만원 선에 불과해 이를 수도권 지역의 기업에 적극 홍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담양군도 광주로 이전하는 기업을 낚아채기 위한 전략을 짰다. ‘생태도시’를 표방하는 있는 담양군은 무분별한 공장 유치보다는 상대적으로 환경오염이 덜한 전기ㆍ전자 부품업체들을 유치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오는 6월 10만평 규모의 ‘에코-하이테크 농공단지’ 조성을 시작할 예정이다.
지역경제계 관계자는 “대기업 유치에 따른 경제적 효과가 인근 시ㆍ군지역으로 퍼져나가는 형국”이라며 “공장 용지가 하루 아침에 조성되기 어려운 만큼 상당기간 파급효과가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