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ㆍ달러 환율이 한 달여만에 네자릿수대로 상승하면서 이른바 ‘수출주’의 상승모멘텀이 재차 부각되고 있다. 18일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이 급등세를 보이자 ITㆍ자동차로 대표되는 환율 수혜주들이 상승세를 보였다. 외국인의 매수세가 돋보인 LG전자가 5.17%(7,000원)나 오른 14만2,500원에 장을 마쳤고 삼성전기(4.42%), LG디스플레이(1.39%), 하이닉스(0.89%), 삼성전자(0.61%) 등 주요 IT 종목들도 선전했다. 기아차(3.94%)와 현대차(0.37%)도 나란히 상승세를 보이며 원화 약세의 수혜를 톡톡히 봤다. 이들 종목은 환율이 급등세를 보였던 지난 3월 연일 상승행진을 펼치며 올 상반기 최고의 증시 주도주로 각광을 받았다. IT와 자동차업종 모두 업황 개선에다 환율 수혜까지 겹쳐지며 올 1ㆍ4분기 실적 호조를 이끌어 냈다. 따라서 원화 약세가 국내 외환시장의 기조로 자리잡을 경우 이들 종목의 장기적 상승 모멘텀도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반종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특히 IT의 경우 최근 수익성이 크게 개선된 측면까지 있어 당분간 국내 증시의 주도주 자리를 지켜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원자재가격 상승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원화 약세까지 지속될 경우, 원가상승 압력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져 증시 전체로 놓고 봤을 땐 오히려 부정적일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박석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금과 같은 환율기조가 유지된다는 상황을 가정하면 당분간 수출주 위주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좁혀 나갈 필요가 있다“며 “하지만 환율이 오르면 수출업체들의 경쟁력은 높아지겠지만 원자재가 상승압력이 더욱 커져 국내 경제 전반엔 오히려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