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자리에서 우연히 주고받은 성(性)적 발언도 당사자가 전해 듣고 수치심 등을 느꼈다면 성희롱이라는 판단이 나왔다. 이는 성희롱 피해 개념을 기존보다 확대 해석한 것으로, 성적발언에 대한 경각심이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국가인권위원회는 남성직원끼리 같은 회사여직원에 대해 성적 발언을 한 것을 해당 여직원이 간접적으로 전해 들은 것도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23일 밝혔다.
인권위는 20대의 A(여)씨 진정사건을 조사한 결과 남성직원끼리 A씨에 대해 '음료에 약을 타서 어떻게 해보지 그랬느냐'는 등 성적 발언을 했고, 이 같은 사실을 전해들은 A씨가 직접 들었을 때와 마찬가지의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았기 때문에 직장 성희롱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또 B(20대ㆍ여)씨가 다니는 회사의 고문이 B씨에게 성관계를 제안한 것은 가해자와 피해자가 직접 고용관계나 직장내 상하관계를 맺고 있지 않지만 고문이나 이사는 회사 직원의 공적활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직장 성희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인권위 관계자는 "전형적인 성희롱 사건은 권력 관계를 이용한 직장 고용주나 상급자 등과 부하 여직원간에 발생하는 것으로 피해자의 심리적, 경제적 피해가 심각하다"며 "이번 심의에서는 성희롱의 '간접성'에 주목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