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비상장주에 눈 돌리는 슈퍼리치

"대박 낸 삼성SDS 같은 주식 어디 또 없나"

삼성메디슨·LG CNS 등 그룹 계열사 담은 사모펀드

수익률 높아지자 돈 몰려 장외시장 직접투자도 인기


슈퍼리치(10억원 이상의 금융자산을 가진 사람)인 박모(56세)씨는 비상장주식 투자 재미에 푹 빠져있다. 지난 2010년 투자한 삼성SDS 사모펀드 수익률이 280%를 넘으면서 대박을 쳤다. 2010년 당시 매입단가 7만8,400원에 삼성SDS만 90% 이상을 편입했던 유진자산운용의 사모펀드가 박씨에게 투자금액의 4배 가까운 수익을 안겨준 것이다. 4년이라는 오랜 기간 묵혀둔 이 상품이 높은 수익률을 거두자 박씨는 다른 비상장주식 찾기에 나섰다.

고액자산가들을 중심으로 삼성SDS 상장 이후 비상장주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저금리·저성장 상황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했던 자산가들은 삼성SDS 투자 성공 이후 제2의 삼성SDS 찾기에 나선 것이다. 이들은 비상장주식으로 구성된 사모펀드는 물론 증권사나 한국장외시장(K-OTC) 등을 통해 비상장주식을 직접 매입하고 있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SDS 이후 주목받고 있는 비상장주식은 삼성메디슨 등 삼성계열 비상장사와 LG CNS와 현대로지틱스와 같은 LG 및 현대 등 대기업 비상장사다. 특히 삼성메디슨은 현재 일부 운용사에서 사모펀드로 운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계열사라는 점과 삼성이 의욕적으로 바이오 산업에 투자한다는 소식에 투자 매력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알파에셋자산운용이 2011년 12월 사모로 설정한 '알파에셋장외홈런사모 증권 투자신탁 1호[주식]'의 경우 삼성메디슨 보통주를 60% 이상 편입한 상품이다.


알파에셋운용 관계자는 "50억원 규모로 5년 정도를 바라보고 상품을 설정했다"며 "당시 의욕적으로 주식을 확보했고 초기 매입가격이 낮아 수익률도 갈수록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K-OTC에 따르면 10월24일 4,600원에 거래됐던 삼성메디슨은 지난 11일 2만600원까지 상승했고 현재 1만7,050원에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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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자산운용과 하이자산운용도 비상장사 주식을 담은 사모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비상장주식 직접투자도 인기를 끌고 있다. 삼성SDS는 물론 카카오로 높은 수익을 맛본 투자자들이 비상장주식 매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정민 골든브릿지증권 종합금융팀 장외주식담당 과장은 "비상장주식에 관심이 높은 투자자들은 K-OTC를 통해 직접 종목을 매입하거나 대량으로 비상장 주식에 투자하고 싶은 투자자들은 증권사를 통해 투자하고 있다"며 "비상장주식은 장기 투자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가격변동이 안정적인 대기업 계열사에 집중돼 있다"고 평가했다. 이 과장은 또 "3년 전 현대로지틱스 장외 주식 가격은 1만원대였지만 현재 6만3,000원에 거래되는 등 수익률도 높아지고 있어 비상장주식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은 앞으로도 더욱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K-OTC에 거래되고 있는 비상장 주식 외에도 상장 여부가 결정되지 않은 기업들의 주식도 최근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옐로우모바일 등 상장 여부가 결정되지도 않은 초기기업 주식 물량이 대량으로 거래됐다. 시장에서는 초기기업으로까지 비상장주식 투자 열기가 확대된 이유로 리스크는 크지만 이미 가격대가 높아진 K-OTC 종목보다 가격이 낮아 투자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러한 비상장사 인기로 수요가 증가하면서 비상장주식에 거품이 끼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 과장은 "삼성SDS 흥행 이후 비상장주식 투자는 무조건 높은 수익률을 보장한다는 인식이 확대되고 있다"며 "이러한 기대감에 한정된 비상장 주식물량에도 불구하고 수요가 몰리며 가격에 거품이 생기고 있어 투자자들은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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