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특별인터뷰] 이상수 민주당 전 원내총무

"국민생활불편 해소 앞장"이상수 민주당 의원은 25일 "16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이 이뤄지는 대로 여야 의원들과 함께 생활법률개선위원회를 만들어 국민들의 생활불편을 해소하는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날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국민의 여망에 부응하는 개혁과 변화를 앞장서서 추진하는 정치를 해보고 싶다"며 이같이 포부를 밝혔다. 이 의원은 16대 국회 전반기 민주당 원내총무로서 국회의장 당적이탈과 의원 자유투표를 명문화하는데 일조를 하는 등 원만한 국회운영에 노력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월드컵 4강에 오르는 등 선전하면서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고 있다. 정치권이 한국축구의 신화를 일군 거스 히딩크 감독의 리더십에서 배울 수 있는 점을 뭐라고 보는가. ▲핵심적이고 분명한 히딩크 리더십 두 가지가 있는데 한가지는 능력위주로 선수를 기용한 것이다. 정치권과 정부도 이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적재적소에 인재를 배치하고 공평무사하게 인사를 해야 한다. 둘째 일단 목표를 세우면 누가 뭐라 하든 자기 계획대로 밀고 가 마지막에 행동과 결과로 보여주는 것이다. 말만 앞세우고 실천이 뒤따르지 않은 정치권과 정치인이 배워야 할 점이다. -정치도 축구처럼 업그레이드하자는 의견이 무성하다. ▲어떤 자리에서 정치인인 내가 앞에 있는 것을 알면서도 "누군가가 우리 민족이 이제 못하는 것 뭐 있느냐, 한가지 못하는 것이 있다면 그건 정치"라고 하더라. 그 말을 듣고 국민의 진정한 생각이 어떻다는 것을 알게 됐다. 정치권도 이제 업그레이드 되고 새로워져야 겠다. -정치를 업그레이드 하기 위해선 정치가 원내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 원내 중심의 정치 복원 방안은. ▲우선 국회의원 개개인의 자세가 중요하다. 며칠 전 6월 항쟁 주역들의 모임에 참석, 15년 전의 일을 떠올리며 그 때가 내 인생에서 가장 순수하고 열정적으로 일했다고 말한 뒤 초심으로 나의 남은 정치활동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정치인도 정치를 처음 시작할 때의 마음과 자세로 일한다면 원내 중심의 정치가 이뤄질 것으로 본다. -원내중심의 정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정치인 개인뿐만 아니라 정당도 변화돼야 한다고 보는데. ▲정당의 민주화가 진행돼서 정당은 이제 한 사람 중심이 아닌 여러 사람의 논의를 통해 운영돼야 한다. 이를 위해 중앙당의 비중을 줄여 원내중심 체제로 전환하고 정당의 모든 결정도 원내 중심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중앙당이 비대하고 그 영향력이 크면 당이 관료화ㆍ경직화해 당의 중요 의사결정이 위에서 지시하는 형태로 이뤄지기 쉽다. 원내 중심의 정치는 정당이 국민을 상대로 정치할 수 있도록 하는 기본적인 토대이다. 정당국가제도의 대의정치아래서 국회가 의사를 형성하고 결정하는데 중요역할을 해왔다. 본래 국회 의원들의 전체의사를 모으는 것이 쉽지 않아 정당을 만들었다. 정당은 국회 의원들의 다양한 의사를 합치시키는데 효율적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역기능이 나타나고 있다. 국회 의원들의 의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거나 몇몇 소수에 의해 정당이 운영되고 있다. -8ㆍ8 재ㆍ보선에서의 민주당 승리를 위해 당 지도부에 충고할만한 대책이 있다면. ▲민주당이 근본적인 쇄신을 할 필요가 있다. 지난번 국민참여경선 때 민주당이 쇄신하는 모습을 보였고 대통령 후보도 새로운 사람으로 뽑았다. 이제 내용적으로 더 쇄신해 국민의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 특히 8ㆍ8 재ㆍ보선에서 민주당의 능력을 국민들에게 보여주고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이를 위해 민주당이 개혁에 앞장서야 한다. 인사청문회와 특별검사제 도입, 부정부패척결제도 개선 등에서 전향적인 입장이 있어야 한다. -민주당의 재ㆍ보선 승리를 위해 어떤 인물들을 후보로 공천해야 한다고 보는가. ▲국민참여경선을 해보니까 참 바람직한 측면도 있지만 한편으론 이해관계에 얽매여 좋은 후보가 경선에서 떨어져 본선에 나가지도 못하는 사례가 있었다. 민주당은 지난 지방선거 참패 이후 절체절명의 상황에 있기 때문에 국민참여경선제를 바탕으로 상향식 공천을 하되 경우에 따라서는 당이 좋은 후보를 직접 선택하는 비상한 방법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특히 공천심사위원회를 제대로 구성, 심사위원들이 현지 탐문조사라도 벌여 당선위주의 인물을 골라내야 한다. -당선 가능한 인물은 어떤 스타일이라고 보는가. ▲8ㆍ8 재ㆍ보선은 당대 당의 대결로 가기보다는 인물대결로 갈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여기에 맞춰 후보를 내야 승리할 수 있다. 인물대결이 이뤄질 경우 좋은 후보가 나서야 당선이 가능한데 좋은 후보란 아주 개혁적이고 참신한 인물이어야 한다. 국민들은 구태의연한 인물을 원하지 않는 것 같다. 동일한 조건이라면 중앙당이 참신한 인물을 영입해 공천하는 것이 토착인물을 공천하는 것보다는 낫겠다. -국회의장을 자유투표로 선출하자는데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의견접근을 이뤘는데. ▲올해 초 개정된 국회법에 따르면 의장은 당적을 이탈하도록 돼 있다. 이에 비춰볼 때 의장의 자유투표는 바람직하다고 본다. 다만 당내 후보를 내는 문제가 있기 때문에 문자 그대로 자유투표가 이뤄질지는 의문이다. -부의장단과 상임위원장은 어떻게 배분되는 것이 합리적인가. ▲원칙적으로 의석비율로 하는 게 온당하다고 본다. 그렇다고 다수당이라고 해서 좋은 상임위만 독식하는 것은 옳지 않다. 부의장단과 상임위 배분은 의석비율로 하되 전반기 배분원칙도 존중해 서로 이견 없이 나눠 갖는 방식이 좋다고 생각한다. -노무현 민주당 대통령후보가 이회창 한나라당 대통령후보를 상대로 잘 싸울 수 있다고 보는가. ▲노무현 돌풍이 잠잠해졌다는 얘기도 있지만 노 후보는 나름의 독특한 장점이 있다. 노 후보는 변화와 개혁이라는 국민의 여망에 부응할 수 있는 후보라고 본다. 바로 이 점이 지난번 국민참여 경선에서 노 후보가 민주당 대통령후보로 뽑힌 가장 큰 이유다. 따라서 노 후보가 이러한 점을 잘 인식해 행동해나간다면 12월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마 이번 대선은 3명의 후보가 치열한 경합을 벌이는 3파전 구도로 치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일부 시각과는 달리 노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특히 지난 지방선거 결과를 놓고 노 후보의 영남 득표력을 의심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앞으로 대선이 가까워지면서 노 후보가 점차 민주당의 중심에 서는 모습과 김대중 대통령이 민주당을 떠났다는 점을 확실하게 유권자들에게 보여준다면 영남표가 노 후보쪽에 몰릴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개인적 포부는. ▲초심으로 돌아가 국민의 여망에 부응하는 개혁과 변화를 앞장서서 추진하는 정치를 해보고 싶다. 이를 위해 순리대로라면 국회 상임위원장 자리를 맡게 되겠지만 자리에 연연하지 않을 생각이다. 그 일환으로 후반기 원 구성이 이뤄지는 대로 여야 의원들과 함께 생활법률개선위원회를 의원연구단체로 만들 계획이다. 이 위원회는 인터넷 등을 통해 국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청취, 국민들이 생활에서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각종 법률을 손질하려고 한다. 예를 들면 부부가 이혼한 뒤 부인이 남편으로부터 부양료를 받기로 법원판결을 받았지만 실제로 부양료를 받지 못한 아이 엄마들이 많기 때문에 법을 개정해 국가에서 일정부분의 부양료를 먼저 아이 엄마에게 보조하고 남편을 상대로 부양료를 대신 받아내는 소송을 내도록 할 필요가 있다. 또 여호아의증인이 집총을 거부하면 징역형을 선고하는데 집총거부가 평등권에 반하지만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법을 개정해 징역형 대신 대체의무를 지우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공무원이 징역형 이상을 받으면 퇴직금을 받지 못하도록 한 것도 완화해 공무원이 직무와 관련돼 징역형을 선고 받을 때만 퇴직금을 주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담 황인선 정치부장 정리=구동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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