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46주년 특별인터뷰]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 "한미FTA 체결 빠를수록 경제도움"盧 정권 경제성적 세계서 '나홀로 F' 부작용 많은 종부세전반 손질 필요특정 대선주자와 '갑을관계' 없어···내년 선거까지 사심 없이 당 운영 정리=홍재원기자 jwhong@sed.co.kr 사진=이호재기자 대담: 황인선 정치부장 강재섭(사진) 대표는 1일 창간 기념 특별인터뷰에서 “한미 FTA(자유무역협정)는 빨리 체결할수록 우리 경제에 도움이 된다”며 “WTO(세계무역기구) 체제만으로는 우리 경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강 대표는 “한국은 무역을 해서 먹고 사는데 FTA를 안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기왕이면 가장 경제 규모가 크고 경제 능력이 뛰어나며 시장이 넓은 미국을 상대로 FTA를 우선 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그러나 “문제는 협상 과정에서 너무 농업 분야 등 우리를 희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점”이라며 “노무현 정부가 ‘한미 FTA를 체결했다’는 식의 실적만 남기기 위해 졸속으로 진행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했다. 그는 “오히려 정부의 한미 FTA 협상 과정을 보면서 정부가 괜히 반미 감정만 일으켜 대선에서 이상한 분위기를 만들려는 것 아니냐는 음모론까지 나오고 있다”며 “당내에 한미 FTA에 관련한 전문 기구를 신설해 우리 입장을 면밀히 정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강 대표는 이어 부동산 제세와 관련, “1가구 1주택 장기보유자와 별다른 소득이 없는 고령자에 대한 세금 부담을 덜어주는 등 종부세 전반에 대한 손질이 필요하다”며 “투기와 상관없는 특정 지역 사람들을 투기꾼으로 몰아붙이는 선입견은 부동산 값은 잡지 못하고 거래와 경기만 죽이게 된다”고 지적했다. 지난 달 전당대회에서 대표로 뽑혀 내년 대선까지 당을 이끌고 갈 책임을 진 그는 “내년 대선의 가장 큰 쟁점은 국민들의 고단한 민생”이라며 “민생 법안에 전문적이고 앞장서는 한나라당, 속도감 있는 변화와 개혁을 이끌어가는 한나라당이 될 것”이라며 비전을 제시했다. 강 대표의 이 같은 생각에 따라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은 이날부터 오는 20일까지 수해현장 등을 포함한 전국각지의 현장을 찾는 민생투어에 나섰다. -이번 장마로 피해가 커지면서 일부에서 추경예산을 편성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우선 이번 물난리로 극심한 피해를 겪은 수재민들에게 깊은 위로를 드립니다. 수해복구와 연관되는 예비비의 신속한 집행이나 부족한 재원을 충당할 추경은 동의합니다. 그러나 이를 빙자해 선심성 예산을 늘리는 것은 곤란합니다. 특히 여권은 추경이나 내년 예산편성 등에서 ‘대선용’이라는 의혹을 받지 않도록 해야겠어요. -노무현 대통령 집권이 1년6개월 가량 남았다. 노무현 정부의 경제정책을 총평하신다면. ▦한 마디로 ‘나홀로 F학점’입니다. 세계 경제가 지난 3년간 4% 후반대 성장률을 보였는데 우리는 그 수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그렇다고 부자가 더 부자가 된 것도, 영세민이 어려움을 면한 것도, 중산층이 두터워진 것도 아닙니다. -무엇이 문제였다고 보시는지요. ▦가장 중요한 것은 잘 살아보자는 분위기를 일으키는 겁니다.고 박정희 대통령 시절 장단점이 있지만 그 때는 온 동네에서 새마을운동 노래가 나오고 국민들이 뛰었죠. 잘 살려면 딴 것 없어요. 대통령이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람들을 만나고 건설과 생산에 관심을 가지는 게 중요합니다. 지금처럼 대통령이 미래에 관심을 두지 않고 과거로 가는데 신경을 쓰니 나라가 이렇게 되는 것입니다. 지금처럼 반시장ㆍ반기업 정서가 만연하면 기업들이 투자를 꺼리고 경제는 더욱 나빠집니다. -한나라당이 집권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나라를 살리기 위해 허리인 중산층부터 먼저 살려야 합니다. 그래서 당에서 민생 탐방을 시작한 겁니다. 최고위원들이 지역을 나눠서 8월 임시국회 직전까지 민생 현장을 체험, 국회에 법안으로 반영하겠습니다. 지금까지 각종 선거는 여당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이어서 여권 실정에 대한 반사적 이익도 당연히 있었습니다. 하지만 대선 이슈는 달라질 겁니다. 한나라당이 국민의 편이라는 점을 정책으로 보여줘야 합니다. 민주당한테도 지는 여당과 맞서 투쟁하는 것은 더 이상 대선 전략이 될 수 없어요. -당권 경쟁에서 특정 대권 후보의 지지를 받았다는 점이 논란이 되었는데 공정한 대선 경선 관리를 위한 묘책이 있는지. 각 주자들을 평가하신다면. ▦대선 경선은 내년에 있잖아요. 그 때까지 사심 없이 당을 운영하고 내 권위도 좀 서면, 내가 ‘휘슬’을 불면 주자들도 따를 겁니다. 당권 경쟁에서 대리전 얘기가 나왔지만, 나도 대선 주자를 하려던 사람인데 특정 주자와 ‘갑을(甲乙) 관계’에 있지 않습니다. 지금 최대 임무가 공정한 대선 경선 관리로 판이 안 깨지도록 하는 건데 뭣 때문에 판이 깨질 일을 해서 천하의 역적이 되겠어요. 축구에서 월드컵 결승전에서 브라질과 프랑스가 맞붙어도 심판만 잘 보면 판이 깨지지 않죠. 대선 주자들은 다 좋은 분들입니다. 평가하는 것 자체가 공정성을 해칩니다. 투쟁력 있고 이런 사람이 좋겠다, 누가 이렇게 한마디 한 게 (당권 경쟁의) 불공정의 시작이었다고 보는 거니까요. -조순형 전 민주당 대표가 지난 7ㆍ26 재보선에서 당선됐습니다. 민주당발 정계개편 얘기가 나오는데요. ▦재보선에서 한나라당이 당선되든, 민주당이 되든 어쨌든 노무현 정권에 대한 심판입니다. 단지 성북을 지역의 경우 조 전 대표 개인의 이미지가 좋았고 우리의 ‘수해 골프’ 파문도 있었죠. 조 전 대표 당선이 탄핵 의미를 부활시켰다는 둥 민주당발 정계개편 운운하는 것은 다 의미 없는 소리입니다. 다만 자기네들(열린우리당, 민주당)끼리의 개편에서 민주당이 조금 유리한 고지에 섰다고 볼 수 있습니다. -호남ㆍ충청 등 한나라당의 취약지역을 껴안을 수 있는 복안은 무엇입니까? ▦호남에 대해 한나라당이 과거 원죄를 반성하고 참회하고 성의를 보이는 수밖에 없습니다. 5ㆍ18 묘지에 가서 묵념 한번 하는 게 아니라, 진심으로 다가가서 그 지역 발전을 위한 예산과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비례대표 의원자리와 당직에서 호남을 배려할 것입니다. 충청은 DJP(김대중-김종필) 연합 등 인위적 정계개편 탓에 우리가 밀려난 측면이 있어요. 하지만 지방선거를 거치면서 충청권이 한나라당을 사랑해주기 시작했다는 걸 느낍니다. 이제는 인위적 정계개편이 이뤄지고 그에 따라 표가 움직이는 전근대적 행태는 많이 없어졌습니다. (충청 출신) 강창희 최고위원도 전당대회에서 당선됐고…. 이럴 때일수록 더 잘하겠습니다. -젊은층과 네티즌들에게 한나라당이 다가갈 수 있는 방안을 들려주십시오. ▦지난 대선에서 한나라당이 젊은이들에게 고루하고 무거워 보였습니다. 반면 당시 노무현 후보는 눈물도 흘리고 어필했죠. 또 당시 월드컵 치르면서 태극기를 허리에 두르는 등 금기가 깨지고 급변하는 사회적 분위기도 있어 여당이 젊은층에 통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20대 젊은이들이 그런 얄팍한 것보다 실용적인 것을 중시합니다. 당장 졸업하면 취직이 되겠느냐, 직장다운 직장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것에 더 관심이 많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인터넷 공간에서도 한나라당이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우리는 여기서 더 속도감 있게 일자리 창출 등에 신경을 쓸 것입니다. -골프가 정치권의 ‘적’으로 떠올랐습니다. 한나라당도 지난 재보선에서 홍역을 치렀는데요. ▦골프라는 스포츠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남의 모범이 되는 정치인이 그것도 부적절한 시기에 골프를 했다는 것은 문제가 크다고 봅니다. 강재섭 대표 프로필 ▦경북 의성(58) ▦경북고ㆍ서울법대 졸업 ▦서울고검 검사 ▦청와대 정무ㆍ법무비서관 ▦민자당 기조실장, 신한국당 원내총무ㆍ대변인 ▦한나라당 원내대표ㆍ부총재 ▦ 국회 법사ㆍ정개특위 위원장 ▦제 13,14,15,16,17대 국회의원 입력시간 : 2006/08/01 1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