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우익 인사로 알려진 구로다 가쓰히로 산케이신문 한국지국장이 독도문제에 대한 한국의 대응과 관련, "한국인들이 이 문제에 대해 조용히 자기 것을 지키는 게 플러스이니 냉철하게 조용히 해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일본 시마네현 의회가 16일 '다케시마(독도)의 날' 제정 조례안을 처리한 가운데 17일 밤 11시 5분부터 열린 MBC '100분 토론'에서 예상과 달리 말을 아끼면서도 일본측 입장을 조심스레 전달하는 모습을 보였다.
구로다 지국장은 "일본 사람들 대다수는 독도에 대해 관심이 없다. 한국에서 요란하게 대응하면 일본 사람들을 자극하는 역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면서 "독도는 한국이 실효적 지배를 하고 있으므로 오히려 (독도문제에 대해) 조용한 자세가 좋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이날 토론에서 일본이 독도의 영유권을 주장하는 것은 중국 및 러시아와 센카쿠열도와 북방 4도 등을 놓고 벌이고 있는 분쟁에 일본인들의 주위를 환기시키기 위한 것일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는 "독도 문제를 거론하면서 하나의 교훈을 삼아서 중국과의 영토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구로다 지국장은 최근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과 벌인 설전에 대해서도 입장을밝혔다. 한국 정권이 바뀔 때마다 일본에 사과를 요구하는 것에 대해 "일본 사람들이 볼 때 사과, 반성 이야기는 벌써 몇 번 국가 사이에 있었다"면서 "98년 김대중일본 방문 당시 과거사는 청산됐는데 노무현 대통령이 다시 반성하라고 하니 기자입장에서 어떤 형식으로 또 사과해야하는지 기자 입장에서 물어본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측 패널들은 "문제는 사과의 진정성이다"라고 반박했다.
구로다 지국장은 또 과거사 문제에 대해 긍정적인 면을 봐야한다고 주장하기도했다. 그는 "일본이 한반도를 무력으로 강점한 사실을 긍정적으로 보지는 않지만,결과적으로 한반도의 근대화가 일어난 것은 인정해야한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에는 구로다 지국장 외에 황영식 한국일보 논설위원, 정대화 상지대교수, 하종문 한신대 교수 등이 패널로 참석했다.
방송이 시작된 직후 홈페이지에는 1시간여만에 순식간에 1천여개의 시청자 의견이 올라 이날 토론에 대한 시청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반영했다. 시청자들은 구로다지국장의 주장에 반박 논리를 펼치는 한편, 패널 선정에 문제가 있었음을 지적하기도 했다.
시청자 최원재 씨는 "독도를 한국이 실효적으로 지배하기 때문에 현재 한국것이니 조용히 있으라는 주장은 일본 자위대가 독도를 침범해서 지배하면 일본땅이라는 주장이다"라며 구로다 지국장의 의견에 반박했다.
또 시청자 김잔디 씨는 "일본의 입장을 대변하는 사람이라면 모를까 그게 아닌이상 우리나라에서 일본인과의 독도에 대한 토론은 의미가 없다"면서 패널 선정에 문제가 있었음을 지적하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