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급등과 글로벌 신용경색 리스크 재부각으로 국내 금융시장이 ‘트리플약세’를 보였다. 22일 금융시장에서 코스피지수 1,500선이 붕괴되고 원화가치가 3년9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채권가격도 떨어졌다.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5.68포인트(1.04%) 내린 1,496.91포인트로 장을 마쳤다. 장 초반 1,477포인트까지 밀렸으나 프로그램 매수세 유입으로 낙폭을 다소 줄였다. 종가기준으로 지수가 1,500선 아래로 추락한 것은 지난해 4월10일 이후 1년4개월 만이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는 원ㆍ달러 환율이 전날보다 7원60전 급등(원화가치 하락)한 1,062원50전에 장을 마쳤다. 이번주 들어서만도 22원7전이 올랐다. 종가기준으로 지난 2004년 12월10일 1,067원70전을 기록한 후 3년9개월 만이다. 외환당국이 환율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7억달러 수준의 개입에 나섰지만 환율상승세를 꺾기에는 힘이 달렸다. 이재만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전세계적으로 경기둔화가 우려되는 가운데 상대적 안전자산인 달러에 대한 수요가 많아지면서 강달러가 진행되고 있다”며 “정부 개입은 물리적으로 한계가 있는 만큼 환율오름세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환율과 유가 불안이 가중되면서 채권금리가 급등(채권가격 하락)했다.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이날 지표물인 5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날보다 0.11%포인트 오른 연 5.89%로 마감, 나흘 만에 반등했다. 3년 및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연 5.81%와 연 6.01%로 각각 0.10%포인트 올랐다. 이날 국내 금융시장의 트리플약세는 국제유가 상승과 미국의 신용리스크 재부각 때문이다. 미국과 러시아의 긴장고조로 국제유가가 다시 120달러선을 넘어섰고 미국 양대 모기지업체의 국유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리먼브러더스의 해외 지분매각협상 불발 소식이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했다. 한편 이날 아시아증시도 동반 약세를 보였다. 홍콩 항셍지수가 전날보다 539.20포인트(2.58%) 내린 것을 비롯해 중국 상하이종합지수(-1.09%), 대만 가권지수(-0.10%), 일본 닛케이225지수(-0.68%) 등도 약세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