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베네수엘라 선관위 재개표 거부… 야권 지지자 과격 시위로 혼란

미국 재개표 지지… 국제사회도 양분

베네수엘라 대통령 재선거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임시 대통령이 1.59%포인트의 근소한 차이로 승리한 데 대해 야권이 선거 결과에 불복하면서 정국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선거관리위원회가 야권의 재개표 요구를 거부하면서 야권 지지자들은 돌을 던지고 마두로의 선거 포스터를 찢는 등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또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과 가까웠던 남미국가연합ㆍ중국ㆍ러시아 등이 선거 결과를 지지한 반면 미국은 야권의 재개표 요구를 지지하면서 국제사회도 양분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날 엔리케 카프릴레스 야권 통합후보 지지자 수천명은 수도 카라카스에서 냄비를 두드리며 재개표를 주장하는 시위를 벌였다. 베네수엘라 국립경비대는 최루가스를 쏘며 이들을 진압했다.


카프릴레스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선관위가 대선 승리를 확정하는 행사를 유예해야 한다"며 지지자들에게 선관위 건물 밖에 모여줄 것을 촉구했다. 카프릴레스는 집권당이 저지른 3,200건 이상의 부정행위 신고접수를 받았다며 일부 군인들은 공정한 선거를 방어하려다 당국에 구금됐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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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티비사이 루세나 선관위원장은 지난 2000년 미국 대선 결과가 연방대법원에서 판가름난 점을 예로 들며 "결과를 조사하고 싶으면 협박하지 말고 법적 절차를 따르라"고 말했다.

마두로 임시 대통령 측도 야권의 행동에 대해 '쿠데타 시도'라며 맞섰다. 마두로 선거캠프 책임자인 호세 로드리게스는 "(야권의 행동은) 형제 간에 분란을 조장하는 일"이라며 2002년 군부와 보수우파 주도로 벌어진 쿠데타를 떠올리게 한다고 지적했다.

마두로 임시 대통령도 국영 텔레비전에 출연해 지지자들에게 야권이 16ㆍ17일 계획한 시위에 맞서라고 당부해 양측 간 충돌이 우려되고 있다. 마두로는 이날 오후 선관위로부터 당선증을 받았으며 취임식은 19일로 정해졌다.

한편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는 입장을 유보한 가운데 재검표 지지 입장을 밝혔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재검표 요구에 대해 "베네수엘라 국민이 모두 결과에 승복할 수 있게 하려는 중요하고 신중하며 필요한 조처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남아메리카 12개국 모임인 남미국가연합은 성명을 내고 "대선에서 나타난 베네수엘라 국민의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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