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코레일의 관리부재가 낳은 짝퉁부품 KTX

국산 KTX 부품을 수입품으로, 재고를 신품으로 속여 납품한 일당이 검찰에 걸렸다. 이들이 수입신고필증 등을 위조해 코레일에 납품한 29개 품목 1만7,521개의 짝퉁이 주로 제동장치 부품이라니 소름이 돋는다. 시속 300㎞로 달리는 KTX의 안전이상은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철저한 후속조치가 요구된다.


가짜 서류로 가짜 부품을 공급한 납품업자와 이를 눈감아준 코레일 간부들은 당연히 처벌받겠지만 보다 심각한 문제는 코레일의 관리부재에 있다. 코레일은 비리간부 2명을 직위해제했으나 검찰 수사가 시작될 때까지 이 같은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고 한다. 더욱 한심한 사실은 짝퉁 부품이 어느 차량에 쓰이는지조차 모른다는 점이다. 부품이력 관리가 제대로 안 되는 탓이다. 이쯤 되면 관리부실은 물론 무능과 무관심을 탓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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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제에 철도산업 전반에 비리구조가 없는지도 집중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툭하면 사고가 터지는 와중에도 끊이지 않는 납품비리를 도통 이해할 수 없다. 대규모 관급공사에서 변조된 부품성적서를 제출했던 전력이 있는 업체가 버젓이 호남 KTX의 침목공급자로 선정돼 국정감사에서 논란을 야기한 게 바로 엊그제다. 국산 부품을 독일산으로 속이거나 중국제 부품을 국산으로 둔갑시키는 등의 납품비리는 너무 많아 열거할 수 없을 정도다.

감사원은 납품비리가 왜 되풀이되는지 원전 납품비리에 준하는 수준으로 코레일 등에 대한 감사를 조속히 실시해야 한다. 국토교통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철도안전 재점검과 함께 철도 부품의 신뢰성을 끌어올려야 한다. 만에 하나 '짝퉁 국산 부품'이 수입품에 비해 질에서 떨어지지 않는다면 과감한 국산화 유도와 성능검증 장치를 마련해야 마땅하다.

국민은 불안하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사고를 머리 위에 지고 사는 형국이다. 고속철을 수출전략 산업으로 육성한다는 거창한 계획마저 위조와 납품비리로 좀먹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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