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기아차 노조 '검은돈' 어디에 쓰였나

기아차 광주공장 노조간부의 직용채용 대가 금품수수 의혹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이 돈이 어디에 쓰였는지가 이번 사건 파장의 폭을 결정짓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검은 돈'을 노조간부 개인이 받아 혼자 사용했다면 사건은 개인비리로 마무리되겠지만 노조 광주공장지부나 기아차 본부노조 또는 회사 간부 로비 목적 등으로 쓰였을 경우 파문이 확대될 것이기 때문이다. 검찰은 노조간부와 가족 계좌에 대한 압수수색 사실이 알려지자 일단 "노조와는 상관없으며 노조 간부 개인 차원에서 조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아차가 지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해 볼 때 사실여부가 확인되기 전에 사건이 확대되는 부담을 검찰이 직접 지기 싫다는 표정도 감지된다. 검찰수사가 어디까지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파악하기가 쉽지 않지만 '검은 돈'이 노조라는 공조직에 들어갔을 경우 기아차 노조는 치명타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노조가 조직적으로 회사의 인력채용에 개입해 돈을 받아 챙겼다는 해석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강성노조로 이미지가 형성된데다 여기에 뇌물비리에 '조직적 개입'이 사실로 드러나 도덕성에 상처를 입게 될 겅우 기아차 광주공장 노조는 LG칼텍스정유 노조의 전철을 따라 조직이 와해될 수도 있다. 특히 '검은 돈'이 본부노조까지 어떤 방식으로든 들어간 것이 확인되면 그야말로 기아차 노조는 존립자체가 흔들릴 가능성도 예상된다. 검찰수사가 보도되자 마자 본부노조가 긴급회의를 거쳐 광주공장 지부의 불미스러운 일을 사과하면서 집행부 총사퇴를 발표해 금품수수의 파문이 기아차 노조 전체로 확산되는 것을 차단하려 애썼다. '검은 돈'이 회사까지 들어간 것으로 밝여질 경우 최악의 시나리오가 예측된다. 사법처리 대상이 확대되는 것은 물론 직원 채용을 두고 노조와 사측이 짜고 뇌물을 챙긴 격이 돼 회사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게 되고 사회적 비난을 사면서 장기적으로 회사매출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광주=연합뉴스) 여운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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