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위기의 재경부] <상> 내우외환 빠진 '수장 부처'

"엘리트의식에 포용력 없다" 비판 확산<br>"외환銀사태 모피아가 금융계 좌우한 탓" 여론<br>"파워 리더십 못키웠다" 내부서도 불만 팽배



[위기의 재경부] 내우외환 빠진 '수장 부처' "엘리트의식에 포용력 없다" 비판 확산"외환銀사태 모피아가 금융계 좌우한 탓" 여론"파워 리더십 못키웠다" 내부서도 불만 팽배 이종배기자 ljb@sed.co.kr "최근 여러 가지 현안으로 인해 재경부에 대한 비판과 질책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와중에 그간 혼신의 힘을 다해 묵묵히 일해온 재경부 직원들의 마음이 다치지 않을까 부총리로서 걱정스러운 심정입니다. 그러나 이같은 재경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는 그만큼 우리사회가 재경부에 거는 기대와 믿음이 크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한덕수 부총리겸 재경부 장관이 21일 재경부 전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 내용이다. 한 부총리는 "흔들림 없이 맡은 바 직무에 전념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만큼 지금 재경부가 흔들리고 있다는 얘기이다. 재경부 출신 관료들이 줄줄이 연행되는 모양새도 영 심상치가 않다. 경제부총리를 정점으로 하는 경제 사령탑은 이미 곳곳에서 상처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정책 조율기능이 이미 사라진 게 아니냐는 비관적인 지적도 나오고 있다. 물론 재경부를 바라 보는 시각이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일각에서는 론스타 외환은행 헐값 매각 등 재경부의 위기를 초래한 원인이 모피아의 순혈ㆍ엘리트주의 때문이라는 주장도 확산되고 있는 형국이다. 감사원 관계자는 "론스타 사건 조사 결과 모피아 인맥이 금융계를 좌지우지 한 것이 주요 원인이었다"고 주장했다. ◇흔들리는 경제 사령탑= 사정이야 어찌 됐든 경제 사령탑이라 할 수 있는 재경부의 부처 장악 능력은 급속히 악화되면서 경제 정책이 총체적인 난맥상에 빠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과천 곳곳에 포진한 정치인 출신 장관들도 재경부의 힘을 빼는 데 일조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재경부 관계자는 "경제정책을 컨트롤 해야 하는 위치에 있음에도 불구, 조정 능력이 급격하게 쇠락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고 말했다. 정책의 곳곳에서 권력이동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8ㆍ31부동산 대책 발표 전 재경부는 국방부와 송파신도시 개발을 놓고 한바탕 설전을 벌여야 했다. 8ㆍ31대책을 마련할 때까지만 해도 재경부는 부동산 대책을 주도했으나 올해 3ㆍ30대책에서는 건교부가 모든 것을 담당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 한미FTA를 놓고 대외경제정책수장인 경제부총리와 외교부의 통상교섭본부장(1급)의 대립 인상도 결코 달갑지 않은 모습이다. 이와 관련해 김상조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따지고 보면 정책 조정기능이 흔들린 것이 재경부 관료들만의 문제라고 보기 어렵다"며 "최고 결정권자의 의사에 정책기조가 좌우되다 보니 실무집행권을 가진 정부가 흔들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나성린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재경부가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할지를 모르고 있다"며 "앞으로도 한 부총리에게 경제정책 주도권을 주지 않으면 여전히 눈치만 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실 재경부는 이헌재 부총리 시절 분배론을 내세우는 여권내 386 실세들과 끊임없이 갈등을 빚으면서 크고 작은 상처를 입으면서 어느 정도 '코드'를 맞춰온 것도 사실. 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재경부가 심정적으로는 전혀 동의하지 않으면서도 위에서 내려온 정책기조를 무작정 따라가고만 있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결국 참여정부의 '성장 보다는 분배' 위주의 정책과 '권력의 분산' 정책에 재경부가 제대로 적응하지 못했다는 얘기이다. ◇포용력 부족한 순혈ㆍ엘리트 주의 비판 대두 = 재경부의 위기는 어찌 보면 스스로 불러들인 측면도 많다. 재경부의 제 식구 감싸기 등 이른바 조직 순혈ㆍ엘리트 주의가 현재의 외환은행 헐값 매각 사건 등 재경부의 위기를 만들었다는 시각이 그것이다. 일부 시민단체에서는 '외환은행 불법 매각 주도 모피아를 청산하라'는 격한 반응도 내놓고 있다. 경제연구소 관계자는 "외환은행 매각 당시 재경부가 폭 넓은 경제계 의견을 수렴, 앞으로 경제의 향방을 좀 더 면밀히 검토했으면 현재 문제가 되지 않았을 것"이라며 "배타적 조직 속성도 현재의 재경부를 위기로 몰아 넣은 한 원인이다"고 지적했다. 내부에서는 재경부가 현 상황까지 이르게 된 배경을 놓고 설왕설래 하고 있다. 외풍에 밀려 '경제정책 어젠다를 제대로 설정하지 못했다', '파워 리더십을 키우지 못했다' 등 불만이 한껏 고조되고 있다. 앞으로 대선 국면 전환을 앞두고 더욱 거세질 모피아에 대한 비판 등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는 재경부가 어떤 행보를 걷게 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입력시간 : 2006/06/21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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