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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을 만하면 우승 소식이 들려왔다. 세계 최강 여자골프는 미국ㆍ일본을 가리지 않고 우승컵을 쓸어 담았고 남자골프 역시 '영건'들의 약진이 돋보였다. 2012년은 전 세계에 '골프 코리아'의 저력을 재확인시킨 기념비적인 한 해였다. 국내 투어 역시 '슈퍼루키' 김효주의 발견 등으로 들떴지만 남자 투어의 경우 회장 선임과 관련한 내홍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기도 했다. 올 한 해 골프계를 술렁이게 한 10대 뉴스를 꼽아봤다.
◇KKK…4대 메이저 대회 3승 휩쓸어=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를 지배했다. 올해 LPGA 투어에서 한국(계) 선수가 거둔 승수는 지난해의 세 배인 9승. 그 가운데 3승(유선영ㆍ최나연ㆍ신지애)이 4대 메이저 대회 우승이었다.
◇신성장동력 박인비=최나연ㆍ신지애 '투톱' 체제이던 여자골프는 박인비라는 대들보를 재발견했다. 2008년 US여자오픈 우승 뒤 잠잠하던 박인비는 올해 상금퀸(약 25억원)ㆍ최저타수상 2관왕으로 LPGA 투어를 점령했다.
◇아시아 최초의 PGA 신인왕 존 허=국내 투어 시절 골프백을 메고 지하철로 연습장을 오고 갔던 존 허. 그는 올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번 돈만 약 29억원이다. 1990년 신인왕 제정 이래 아시아계 수상자가 나온 것도 존 허가 처음이다.
◇PGA의 미래, 한국인 손에=내년 PGA 투어 출전권이 걸린 퀄리파잉(Q)스쿨. 수석 합격과 역대 최연소(17세) 합격의 영광은 모두 한국인 차지였다. 이동환과 김시우가 주인공. 최경주ㆍ양용은으로 대표되던 '코리안 브러더스'에 영건 바람이 거셌다.
◇코리안 시스터스, 일본도 접수=미국을 집어삼킨 여자골프는 일본마저 접수했다.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35개 대회 중 16승을 합작한 것. 2010년의 15승을 넘어선 역대 최다기록이다.
◇김효주 신드롬=아마추어 신분으로 한국ㆍ일본ㆍ대만 프로대회에서 각각 1승, 10월 프로 전향 후 두 달 만에 국내 투어 우승. 17세 여고생 김효주에겐 '제2의 박세리'라는 칭찬도 조금 모자라 보인다.
◇2년 연속 김하늘 천하=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하면 김하늘, 김하늘 하면 KLPGA 투어였다. 지난해 3관왕에 오르더니 올해는 상금퀸 2연패에 지난해 놓쳤던 최저타수상까지 안았다.
◇응답하라, LPGA 1세대=김미현은 지도자의 길을 택했고 박지은도 은퇴 뒤 10년 넘게 사귄 남자와 결혼에 골인했다. 필드엔 박세리만 남았다. 그런데 그는 여전히 '쌩쌩'하다. 9월엔 국내 대회에서 우승까지 했다. 2년4개월 만에 울린 승전고였다.
◇개소세 폐지 무산=회원제 골프장 개별소비세(1인당 보통 1만2,000원) 면제는 이번에도 무산됐다. 11월 여야 의원 합의로 법안 자체가 폐기된 것. 비시즌을 맞은 골프장 업계는 유난히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잡음 많았던 KPGA=한국프로골프협회(KPGA)는 싸움만 하다 1년을 보냈다. 신임 회장 선임을 놓고 파벌 싸움이 극단으로 치달았다. 이 사이 대회는 줄어들고 선수들은 설 자리를 잃었다. 최근에야 선수 출신의 황성하씨가 회장으로 취임했지만 협회 내 갈등이 봉합됐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