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미국과 유럽연합(EU), 그리고 다른 20여개 국가들의 무역분야 대표들이 일본 도쿄에서 만났을 때 그들은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으로부터 엄중한 경고를 들어야 했다. 수파차이 파닛팍디 사무총장은 그들에게 도하 라운드가 정체 상태에 직면해 있으며 타협의 기미가 전혀 안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 메시지는 옳았지만, 결과적으로 그것이 효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도쿄 만남은 아무런 성과가 없었고 WTO 멤버들간의 기존 입장차만 재차 확인했다. 앞으로의 타협 가능성은 비관적이다.
각국 정부들은 기존의 완강한 입장을 버리고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아야 한다. 다음 주 각국 대표들은 관세 삭감과 쿼터, 보조금 문제에 대해 스튜어트 하빈슨 WTO 농업위원회 의장이 마련한 초안에 대해 다시 한번 더 논의하기 위해 제네바에서 만날 예정이다.
하빈슨이 마련한 초안은 모든 국가들에 의해 비판을 받았다. 도쿄에서 각국의 무역대표들은 하빈슨에게 그의 초안을 재검토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각국 정부들이 먼저 받아들일 준비를 하지 않는 한 각국의 공통된 이해관계를 근거로 초안이 수정되길 기대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농협협상의 교착상태를 깨기 위해서는 EU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인 EU의 농업 보조금이야 말로 무역구조를 왜곡시키고 있으며, 그것은 설탕과 같은 생산품에 대한 우스꽝스러운 수입 장벽과 맞먹는 수준이다. 개혁에 대해 회원국들간 분열에 직면해 있는 EU는 비타협적인 태도로 일관하며 양동작전에 호소하고 있다.
EU는 농업협상 분야를 식품안전과 환경문제 등 WTO 협상의 다른 주제와 엮어서 처리하고자 하다. EU 이외의 국가들은 이러한 EU의 제안을 농업협상을 교착상태로 빠트리기 위한 책략으로 보고 있다. EU는 이러한 시도를 그만두고 오히려 회원국들간의 입장차 극복을 위해 노력하고 개혁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이러한 노력이 없다면 EU의 요구는 아무 설득력도 갖지 못할 것이다.
다른 국가들도 보다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백안관은 제약품에 대한 WTO의 안에 대해 제약회사들의 편을 들면서 협상을 깨트리려는 시도를 그만둬야 한다. 워싱턴은 또 반덤핑 협상 문제와 관련해 의회를 보다 용기 있게 설득해야 한다. 그리고 인도 역시 협상에 보다 진지하게 접근해야 한다.
그러나 도하 아젠다에서 농업분야야 말로 가장 중요하고 EU는 이 협상에서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협상에 보다 건설적으로 참여함으로써 도하 협상이 진척될 수 있는 시간은 아직 남아있다. 하지만 EU가 계속해서 그들의 입장만을 고수할 경우 그들은 `늙은 유럽`이라는 가시 돋친 표현을 들어 마땅할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 2월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