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중앙통신은 11일 북한에서 개성공단을 담당하는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대변인이 “남조선 괴뢰당국과 전쟁광신자들은 저들이 저지른 반민족적 죄행에 대해 석고대죄하기는커녕 도리어 ‘실망’이니, ‘유감’이니 하면서 우리의 중대조치를 시비질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대변인은 “심지어 청와대 안방주인까지 나서 ‘멀쩡하게 잘 돌아가던 개성공단을 중단’시켰다느니, '국제규범과 약속위반'이니, '그릇된 행동을 중지하고 올바른 선택을 하기 바란다’느니 하는 소리를 했다”며 “도적이 매를 드는 격의 파렴치한 언동”이라고 비난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9일 북한의 개성공단 조업 잠정중단 사태와 관련, “그동안 멀쩡하게 잘 돌아가던 개성공단을 북한이 어제 조업을 잠정 중단시키겠다고 한 것은 매우 실망스럽다”고 밝힌 바 있다.
대변인은 “제반 사실은 ‘그릇된 행동’을 중지하고 ‘올바른 선택’을 해야 할 당사자는 바로 청와대 안방주인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며 “남조선의 현 집권자는 이명박 역도의 집권시기에도 살아남은 개성공업지구를 오늘에 와서 폐쇄 직전에 이르게 한 책임에서 절대로 벗어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괴뢰패당은 이번의 중대조치가 잠정적이며 이후 벌어질 사태는 전적으로 남조선 당국의 태도 여하에 달렸다는 우리의 경고를 명심해야 한다”고 정부를 거듭 압박했다.
북한의 공식 매체가 박 대통령의 실명을 언급한 것은 지난해 12월 대선 이후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해 12월 20일 박 대통령 당선소식을 전하면서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됐다”고만 보도하며 실명을 쓰지 않았고, 이후에도 북한 공식 매체들은 박 대통령을 비난할 때도 ‘집권자’, ‘청와대 안방주인’ 등으로 간접 비난하는 형태를 취했다.
북한이 이날 처음으로 박 대통령 실명을 거론하며 개성공단 사태에 대한 책임론을 제기한 것은 결국 한국 정부의 대북정책 전환을 요구하는 동시에 상황이 더욱 악화될 경우 박 대통령에 대한 비난수위를 더욱 높일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