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빼든 금리인상의 칼날이 우리 경제의 최대 변수로 부각되고 있다. 미국 증시도, 국제유가도 금값도 중국의 금리인상에 움츠린 모습이다. 중국의 금리인상은 우리 경제에 일단은 부정적인 영향이 더 강하다. 문제는 부정적인 영향이 얼마나 강하게 작용하느냐다. 전체 교역 규모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21%를 넘어설 정도로 의존도가 강한 중국시장이 긴축으로 돌아설 경우에는 분명 수출에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다 금리인상으로 중국의 성장엔진의 속도가 늦춰진다면 글로벌 경제의 회복속도에도 영향을 미치고 이는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경 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통화정책에도 중국의 금리인상이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0월 금융통화위원회가 환율을 통화정책 결정의 핵심변수로 지목한 만큼 중국의 금리인상 이후 달러화 가치가 반등할 경우에는 한국은행도 더 이상 금리인상을 늦출 명분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원화가치 상승을 우려하고 있는 우리에게 중국의 금리인상은 부담스러운 요인이 될 것이고 금리인상의 압박요인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수출 타격 입을까=기습적인 중국의 금리인상은 내부적으로는 중국 내 부동산 등 자산시장의 거품과 인플레이션 기대를 차단하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있지만 대외적으로는 사방이 적인 환율전쟁에서 통화정책을 통해 어느 정도의 위안화 절상은 용인하겠다는 유화책으로 보인다. 내치와 외치를 아우른 정치적인 계산이 깔려 있는 통화정책인 셈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글로벌 경제가 주목하는 것은 내치 쪽이다. 인플레이션 차단을 위한 금리인상이 과열된 중국의 경기를 식힌다면 글로벌 경제의 허파인 중국의 성장엔진도 속도조절에 들어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교역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20.5%로 20%를 넘어선 데 이어 올해 들어 8월까지는 21.1%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 대중국 수출이 전체 수출의 25.1%를 차지할 정도로 중국은 우리 경제에 막대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의 성장률이 낮아져 세계 경제의 회복 탄력이 떨어진다면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의 위축은 불가피하다. 황인성 삼성경제연구소 상무는 "금리인상으로 10%가 넘는 중국 경제 성장세가 꺾이면 대중 수출이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중국의 금리인상이 위안화 절상으로 이어지며 일부 우리 수출기업의 가격경쟁력을 높이는 긍정적인 면도 있다고 지적한다. 김영용 한국경제연구원장은 "현재 국내 환율 절상이 중국보다 큰데 이 격차가 다소 줄어드는 효과로 수출기업의 가격경쟁력이 높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금리인상 압박 거세질 듯=중국의 금리인상은 우리 금리에도 인상 압박을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금리인상이 위안화 절상으로 이어지며 환율갈등의 불확실성을 완화한다면 한국은행으로서도 금리인상을 더 이상 미룰 명분은 딱히 없기 때문이다. 여기다 국내 물가상승률이 3%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다가 자산거품에 대한 경고 시그널도 나오고 있어 중국의 금리인상은 우리 금리인상 가능성을 높이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번 중국의 금리인상은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정치적성격이 강하다"며 "환율 전쟁에 대한 국제적 합의가 이뤄질 경우 오는 12월부터 한국 기준금리 인상이 시작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금리인상이 자칫 중국 경제 둔화와 함께 우리 경제를 급격하게 둔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의 금리인상이 중국의 경기 둔화로 이어지고 글로벌 경제회복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불확실성이 커진다는 논리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환율과 금리가 동시에 오를 경우 긴축효과가 더 크다"며 "물가가 최근 많이 올랐다는 의견이 있지만 수요측면에 의한 물가압력이 아닌 공급측면의 물가압력이고 과열이라고 보기 힘든 상황에서 신중히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금리인상은 글로벌 환율전쟁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다. 위안화 절상의 속도를 조절하면서 금리인상을 포함한 통화정책으로 해결책을 제시한다는 것이다.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이 사상 최저치를 갈아치우는 상황에서 기준환율을 추가로 낮추는 것은 정치적인 위험이 큰 상황에서 금리를 손을 대며 대외적으로 정책기조에 변화가 있음을 알린 셈이다. 우리 정부가 가장 경계하는 것은 위안화 절상에 따른 원화의 변화다. 특히 위안화 절상의 경우 중국 정부가 속도조절을 할 수 있지만 우리는 절상 속도나 폭에 손을 댈 수가 없다. 기획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중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미국과 중국 양국 간 금리차는 더욱 확대될 것이고 해외 자금 유입에 따라 간접적으로 위안화 절상 압력 등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며 "중국의 금리인상이 원화절상 압력으로 작용할지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중국의 금리인상은 원화 입장에서는 복잡하다. 신흥국 화폐가치 동반절상이란 측면에서나 우리나라의 금리인상으로 이어질 경우에는 추가 절상이 될 수 있지만 중국의 긴축으로 달러화가 자극을 받아 상승을 할 경우에는 원화가치가 하락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