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韓·中·日 바둑 영웅전] 박영훈, 집을 밝히다

바둑 제5보(61∼76)



우변의 흑진이 완전히 와해되었다. 프로의 바둑에서는 여간해서 나타나지 않는 너무도 참담한 결과였다. “덤만큼은 확실히 손해를 본 것 같다. 이 정도면 아무리 이세돌이지만 이기기 어려울 거야.”(서봉수) “맞아요. 영훈이는 후반이 특히 강하니까 이 바둑은 절대로 놓치지 않을 겁니다.”(최철한) 이세돌은 일단 흑61로 우하귀를 정비했다. 백62는 다부진 단속. 여기서 이세돌이 10분을 썼다. 우변에 산재한 패잔병들을 구출할 것인지 포기할 것인지 얼른 판단이 서지 않아서 였다. 이윽고 둔 자리는 좌하귀의 흑63. 패잔병 구출은 일단 보류한 것이었다. 흑67의 수비가 불가피하여 다시 선수는 박영훈의 손에 돌아갔다. 이번에는 박영훈이 갈등에 빠졌다. 아예 한 수를 더 들여 우변의 흑군을 확인할 것인지 아니면 그것을 그냥 두고 집을 넓혀야 할 것인지. “냉정한 박영훈 아닌가. 뒷맛좋게 확인사살을 할 거야. 그것으로 백이 편한 바둑이니까.”(김성룡) 김성룡9단은 참고도1의 백1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그것이면 흑은 2로 벌리게 될 것이다. 박영훈도 백1에 두는 것이 제일감으로 느껴졌다. 그러나 막상 두려니 흑이 A로 넘는 수단이 꺼림칙하고 흑2가 놓이고 나면 흑B의 붙임도 성가실 것 같았다. 그는 실전보의 백68로 방향을 틀었다. 이세돌은 73으로 우군 구출에 착수. 백74로 또 집을 밝힌 것이 좀 심했다. 75의 자리에 지키든지 참고도2의 백1로 공격에 나서야 했던 것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