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2년 통화개혁으로 10환이 1원으로 변경된 후 40년간 통화량은 약 1만8,000배나 늘었으나 이를 담아내는 은행권의 총량은 10배가 늘어나는 데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2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62년 3,386억원에서 2003년 721조3,459억원으로 2,130배가 늘었다. 통화량(M2)은 516억원에서 925조9,035억원으로 1만7,944배 늘었으며 금융자산총액은 65년 7,132억원에서 2003년 말 현재 4,668조2,017억원으로 6,545배 증가했다. 소비자물가지수는 2003년 110.7로 62년에 비해 48배 높아졌으며 화폐발행잔액도 207억원에서 24조4,909억원으로 1,183배나 늘었다.
이에 반해 총 은행권 장수는 3억2,890만장에서 32억5,620만장으로 10배가 늘어나는 데 그쳤으며 1인당 지폐보유장수는 12.4장에서 67.9장으로 5.5배 증가하는 데 그쳤다.
특히 62년 당시에는 1원, 5원, 10원, 50원, 100원, 500원 등 6종류의 지폐가 통용됐으나 이후 물가상승으로 화폐의 가치가 계속 낮아져 500원권 이하의 모든 지폐가 퇴장한 후 새로 도입된 1,000원, 5,000원, 1만원 등 3종류의 지폐만 유통되고 있다.
62년 당시 1인당 국민소득 대비 최고액권의 비율이 4.93%였으나 2003년에는 이 비율이 0.07%로 떨어졌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국제통화기금(IMF)은 5~7종의 지폐가 상거래에 가장 효율적이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으며 우리는 3종의 지폐만 통용되는 데 비해 미국과 유로화 통용국들은 현재 7종의 지폐를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