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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수지'가 뜬다

14일 호주서 시즌 개막전 시동

5연패 도전 페텔 새 애마 애칭… 22년만에 여성 출전자도 '수지'

두 수지 질주에 팬들 관심 쏠려

페텔의 새 경주차 '수지'

제바스티안 페텔

최고시속 320㎞의 무시무시한 포뮬러원(F1) 머신(경주차)이 14일 시동을 건다.

올 시즌 F1은 이날 호주 개막전을 시작으로 아시아와 유럽·북미를 거쳐 11월 아부다비 경주까지 19차례 그랑프리를 통해 최종 승자를 가린다. 2010년부터 4년간 열려온 코리아 그랑프리가 개최권료 협상 불발로 올해는 열리지 않지만 F1은 스포츠 팬이라면 놓칠 수 없는 대형 이벤트다. 대회당 평균 20만명, 연간 400만명이 경주장을 찾는다.


◇수지가 달린다=올 시즌 키워드는 단연 '수지'다. 5연패에 도전하는 제바스티안 페텔(27·독일) 팀 레드불의 머신 애칭이 수지(Suzie)이고 F1 사상 22년 만의 여성 출전 기록에 다가선 드라이버의 이름도 수지(Susie)다. 철자는 다르지만 전세계 F1 팬들의 관심은 두 수지의 질주에 쏠릴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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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텔은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시즌 챔피언을 놓치지 않았다. 올해마저 지키면 5연패. 2000~2004년 미하엘 슈마허(은퇴)에 이어 F1 65년 사상 두 번째 대기록을 작성하는 것이다. 지난해 마지막 9개 대회에서 9연승을 달린 페텔은 호주 그랑프리에서도 우승하면 F1 사상 첫 10연승 기록도 쓴다. 하지만 페텔의 독주는 대회를 운영하는 F1 매니지먼트에는 골칫거리이기도 하다. 최근 F1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F1 시청자 수는 4억5,000만명으로 전년보다 5,000만명이 줄었다. 시즌 종료 한 달여 전 이미 종합우승을 확정한 페텔의 절대 독주가 시청자 급감의 주된 이유라는 분석이다. 페텔은 지난해 전체 19개 경주에서 13승을 쓸어 담았다. 엔진 규정이 1.6ℓ 용량에 6기통 터보(종전 2.4 용량 8기통 자연흡기)로 바뀌는 등 기능과 차체의 규정 변화가 올 시즌 페텔의 독주체제를 변화시킬 수 있을지 눈여겨볼 부분이다.

머신에 '케이트' '리즈' '하이디' 등 여자 이름을 붙여온 페텔은 대기록을 앞둔 올해는 새 머신 'RB10'에 수지라는 이름을 최근 달아줬다. 윌리엄스 F1 팀의 테스트(후보) 드라이버도 수지다. 주인공은 스코틀랜드 출신의 수지 울프(32·영국). 한 팀에 2명씩인 정식 드라이버는 아니지만 울프는 7월 영국 경주와 독일 경주에서 연습주행에 나설 예정이다. F1 경주는 첫날 연습주행, 둘째 날 예선, 셋째 날 결선으로 진행되는데 연습주행도 공식 일정이다. 여성 드라이버가 F1 공식 일정에 나오기는 사상 세 번째이자 1992년 지오반나 아마티(이탈리아) 이후 22년 만이다. 내년 시즌 정식 드라이버 데뷔를 꿈꾸는 울프는 "금발의 여자가 경주장을 기웃거리는 것을 보고 마케팅용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었겠지만 나는 결국 해냈다"며 "지금도 하늘을 떠다니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돌아온 아이스맨, 명가 페라리 구원할까=레드불 팀은 페텔의 활약을 앞세워 4년 연속 컨스트럭터(팀) 부문 1위를 지켰다. 올해는 페라리의 거센 도전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위 페라리 팀은 '아이스맨' 키미 라이코넨(35·핀란드)을 로터스 팀에서 데려왔다. 2009년을 끝으로 F1을 떠났다가 2012년 복귀한 라이코넨은 그해 시즌 3위에 이어 지난해도 5위에 오르며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했다. 2007년 시즌 챔피언 출신인 그는 단일 경주 통산 20승을 자랑한다. 어떤 상황에서든 침착하고 잘 웃지도 않아 아이스맨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친정으로 돌아온 라이코넨과 F1 최고 스타 페르난도 알론소(33·스페인)와의 조합은 페라리 팬들을 벌써부터 설레게 만든다. 팀 부문 1위 최다 기록을 가진 페라리는 통산 17번째 팀 우승을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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