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라이프

[한중일 바둑 영웅전] 변화의 여지를 없앤다

제5보 (49~62)



계속해서 이세돌의 수순은 순풍에 돛을 단 것처럼 순조롭다. 백50이 쟁탈의 급소 아닌가. 흑51의 해딩은 궁여지책. 상대를 강화시키게 되므로 정말 두고 싶지 않은 수순이지만 대마가 미생이니 어쩔수없다. 흑53으로 막아서 일단 창하오는 상변의 진용을 갖추었다. "아직도 흑대마의 연결 장치는 불완전합니다. 하지만 백이 그것을 당장 추궁하지는 못할 겁니다. 백도 그리 큰소리칠 형태는 못 되니까요."(이희성) 타이젬의 생중계 해설을 맡은 이희성8단이 이렇게 말하면서 참고도1을 소개했다. 끊어봤자 흑이 살아있다는 설명이었다. 그러나 다음 순간 이희성의 멘트가 바뀌었다. "으악! 당장 끊는군요."(이희성) 옆에서 싱글싱글 웃고 있던 윤현석9단이 말했다. "이세돌은 흑대마를 잡자는 것이 아닙니다. 모양을 결정짓겠다는 것이지요. 형세가 좋다고 보고 있는 게 분명합니다."(윤현석) 항상 그렇다. 유리한 편에서는 그 형세를 고착시키려고 한다. 모양을 확정지어서 변화의 여지를 줄이려고 한다. 반대로 불리한 편에서는 모양의 확정을 꺼린다. 유동적인 상태로 뭔가를 획책하려 한다. 흑61은 긴요한 수순. 이 수가 있어서 흑대마는 원래 안전이 보장되어 있었다. 백62는 정수. 참고도2의 백1로 두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 같지만 그렇지가 않다. 흑2 이하로 이용당하고 선수를 빼앗겨 흑에게 14까지 허용하게 되므로 백의 불만이다. "이젠 흑대마를 살려야 할 차례입니다. 손을 빼면 죽어요."(이희성)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