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직 인수위원회와 농림부가 올해 추곡수매가를 인상하지 않을 방침이어서 농민들의 반발이 거세질 전망이다. 그러나 농민들의 소득감소에 대비, 농가부채에 대한 탕감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키로 했다.
인수위와 농림부는 10일 정부종합청사 별관 인수위 사무실에서 업무보고를 갖고 올 추곡가 인상이 힘들 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명채 인수위 위원은 “올해 추곡수매가는 수급상황과 내년에 있을 세계무역기구(WTO) 쌀재협상 여건 등을 감안해 이번 달 중 정부안을 최종 확정하고 다음달 열릴 임시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라며 “지난해보다 2%인하 하자는 소비자단체의 건의안과 3% 인상하자는 농민단체의 요구를 둘 다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김동태 농림부 장관은 이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쌀 재협상일정과 선진국들의 요구를 감안할 때 추곡수매가를 인상하는 것은 힘들다”고 말해 농민단체들이 요구한 3%인상안 채택에 대해 회의적인 견해를 나타냈다.
이에 따라 올 추곡수매가는 지난해보다 2%정도 인하되거나 동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농림부는 이와 관련해 추곡수매가 올리지 않는 대신 농업경영개선자금의 만기 도래에 따른 부채 부담이 과중한 농가에 대해 안정적인 영농이 가능하도록 5년 이상 장기 분할 상환이 가능하도록 하는 부채경감조치를 마련하기로 했다. 농업경영개선자금 중 만기가 도래하는 자금은 총 5,700억원에 달하며 가구 당 약 5,000만원씩 융자가 됐다고 가정할 때 부채경감조치에 따라 약 1만1,500여가구의 부채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또 쌀시장 재협상과 관련해 관세화(시장을 개방하되 수입 쌀에 높은 관세를 매기는 것)를 최대한 저지키로 합의했다.
농림부는 또 도시민의 농촌투자를 활성화 하고 도시와 농촌의 균형적인 발전을 위해 도시민이 농촌지역에 주택을 구입할 경우 1가구 2주택에 해당하더라도 양도소득세를 면제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박동석기자, 한동수기자 everest@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