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재(李憲宰)금융감독위원장이 9일 재벌그룹의 뮤추얼펀드 참여를 불허하고 투신사 공개를 유도하겠다고 밝혀 앞으로의 세부 추진내용과 이에 따른 증시영향이 주목되고 있다.뮤추얼펀드는 그동안 간접주식투자시대를 이끌어 온 중요한 한 축이며 증시 활황에도 커다란 기여를 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재벌그룹의 뮤추얼펀드 참여제한은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또 현재 판매중인 뮤추얼펀드 모두가 1년만기 폐쇄형으로 올 12월부터 만기가 돌아올 예정이어서 재벌그룹의 뮤추얼펀드 참여배제는 사실상 재벌그룹의 뮤추얼펀드 신규설정 금지 또는 금명간 허용될 것으로 보이는 개방형 뮤추얼펀드 참여배제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李위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재벌그룹의 2금융권 지배문제와 관련해 언급하면서 『뮤추얼펀드에 대한 (금감원)조사가 7~8월쯤이면 대강 끝난다』며 『뮤추얼펀드는 펀드자체보다도 운영자가 중요한 것이기 때문에 재벌의 참여를 허용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밝혔다.
李위원장의 이같은 언급은 뮤추얼펀드가 유가증권 매입을 통한 계열사 지원, 교차지원등의 수단으로 사용됨으로써 재벌의 사금고화, 기업집중, 계열집중의 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을 없애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재벌계열 투신운용사들이 자산운용사로 참여하는 뮤추얼펀드의 신규설정을 제한할 것으로 보인다. 또 재벌계열 증권사들의 뮤추얼펀드 판매 허용여부도 검토대상으로 삼고 있다. 재벌계열 증권사들의 뮤추얼펀드 자산운용사에 대한 출자문제도 검토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李위원장은 투신사 공개문제와 관련해 『기본적으로 공개시켜야 하고 앞으로 유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금감원 관계자들은 『투신운용사의 경우 판매와 운용, 고유자산과 신탁자산이 엄격히 구분돼 있기 때문에 기업공개에 따른 문제가 거의 없지만 대한투신, 한국투신등 기존 투신사들은 고유자산과 신탁자산이 섞여 있는 부분이 많아 생명보험사 공개와 같이 투자자(계약자) 이익배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투신운용사들은 현재 수익증권 판매는 할 수 없고 맡겨진 자산에 대한 운용만을 하고 있다. 또 고유자산과 신탁자산이 엄격히 분리돼 회사(고유자산)입장에서는 신탁자산으로부터 운용규모 또는 수익의 일정부분만을 수수료로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주주와 투자자(계약자)사이의 이익배분 문제가 없다.
그러나 기존 투신사들은 그동안 판매와 운용을 한 회사에서 동시에 수행하면서 환매자금 마련을 위해 자금이 고유계정과 신탁계정을 넘나들어 구분이 상대적으로 모호한 측면이 있다. 이에 따라 기존 투신사 공개시에는 생명보험사 공개·상장때와 같이 주주와 투자자 이익배분 문제가 대두될 전망이다.
/안의식 기자 ESAH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