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29일 “(정치권의 차기 국회 개헌에 대한) 약속이 다시 무산되는 일이 없도록 이를 지켜나가는 데 (국민들이) 힘을 모아달라”고 요청했다. 아울러 개헌과 관련된 자신의 당초 의중은 4년 연임제가 아닌 내각제였다는 정치적 소신을 드러냈다.
노 대통령은 이날 내놓은 ‘개헌 발의 유보와 관련해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글’에서 발의 유보에 대한 아쉬움을 강하게 표현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노 대통령은 “개헌을 둘러싼 정치권의 태도를 보면 정략과 타산만 있었다”면서 정치권의 개헌 논의 외면을 ‘민주주의를 외면하는 처사’로 규정한 후 “정치가 죽어가고 있다. 명분 없이 세력만 갖고 이익을 좇는 정치는 오래가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노 대통령은 그러나 “이번 일로 세 부족의 비애를 뼈저리게 느끼지만 타협은 훌륭한 전략의 하나”라면서 “이렇게 정리(개헌 약속을 담보로 발의 유보)하는 것도 훌륭한 타협의 정치이겠거니 스스로를 위로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약속이 지켜지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약속을 한 사람들이 그 약속을 무겁게 느끼도록 요구해야 한다”면서 개헌 약속이 지켜지도록 국민이 힘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당초 개헌 발의에 즈음해 준비했던 국회 연설문도 공개했다. 노 대통령은 개헌안의 골자였던 대통령과 국회의원의 임기일치 조항을 설명하면서 “여소야대로 인한 국정의 비효율을 방지하는 확실한 방법은 내각제”라면서 “원래 이것(내각제)이 제 생각이었지만 이를 제시할 만한 상황이 아니어서 내놓지 않았다”며 자신의 정치적 소신은 내각제라는 점을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