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미국 재정절벽 협상 타결… 20년 만에 부자 증세

마감 3시간 남기고 극적합의<br>연방정부 예산삭감은 재논의


수개월 동안 글로벌 경제를 불안에 떨게 했던 미국의 재정절벽(정부 재정지출의 갑작스런 중단이나 급감에 따른 경제충격) 협상이 마감시한인 12월31일(현지시간) 자정을 불과 세 시간 앞둔 시점에 극적으로 타결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조 바이든 부통령은 이날 행정부 대표 자격으로 의회를 찾아 미치 매코널 미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 등과 벼랑 끝 협상을 벌인 뒤 합의안을 도출했다.


민주당이 장악한 상원은 1일 새벽2시에 합의안을 표결 처리해 통과시켰다. 하원 표결은 이르면 1일 오후께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타결 데드라인인 31일을 넘기면서 미국경제는 형식적 혹은 기술적인 의미에서 재정절벽 상태에 빠지게 됐다. 하지만 하원이 이미 회기를 새해 1월2일까지로 연장한 만큼 실질적인 피해는 거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협상이 완전히 불발되면서 미국경제가 다시 침체기로 들어서고 실업률이 9%대로 치솟을 것이라던 최악의 시나리오도 피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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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측은 그동안 고수해온 자체 증세안에서 한발씩 물러나 부부합산 연소득 45만달러 이상, 개인소득 40만달러 이상을 부자증세안의 가이드라인으로 정하고 이들의 소득세율을 현행 최고 35%에서 최고 39.6%로 올리기로 합의했다.

또 자본이득세와 배당소득세도 현행 15%에서 빌 클린턴 정부 수준인 20%로 상향하기로 했다. 더불어 일정 액수 이상의 상속재산에 대한 세율도 현행 35%에서 40%로 올리기로 했다. 미 의회가 증세안을 받아들인 것은 20년 만에 처음이며 이 같은 조치에 따라 미국의 세수입은 앞으로 10년 동안 6,000억달러 정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양측은 장기실업수당 1년 연장 지급안에도 합의했다.

하지만 최대 쟁점 중 하나였던 연방정부의 예산삭감은 2월에 다시 논의하기로 해 여전히 불씨는 남아 있는 상황이다. 2개월 뒤 미국 행정부와 의회가 예산삭감 방식에 합의하지 못할 경우 재정절벽 위기감이 또다시 증폭될 수 있다.


정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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