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부산에 '영화의 바다'가 열린다. 제11회 부산국제영화제(PIFF) 조직위원회는 12일 부산 그랜드호텔 그랜드볼룸에서 허남식 조직위원장과 김동호 집행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갖고 오는 10월 12일부터 20일까지 열한번째 부산영화제 행사를 연다고 밝혔다. 63개국 245편의 영화를 초청해 부산 해운대와 남포동 일대 31개 상영관에서 선보이게 되는 이번 영화제의 개막작으로는 김대승 감독의 '가을로', 폐막작으로는 중국 닝 하오 감독의 '크레이지 스톤'이 각각 선정됐다. 이번 영화제는 특징은 초청작 가운데 PIFF를 통해 세계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월드프리미어가 역대 최다인 64편, 자국에서는 공개했지만 해외에서는 최초로 영화를 공개하는 인터내셔널 프리미어와 아시아 첫 상영을 하는 아시아 프리미어가 각각 20편과 71편이나 된다는 것. 이는 해외영화계가 부산영화제를 아시아영화 진출의 창구로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뜻으로 영화제의 높아진 위상을 실감케 하는 대목이다. 개막작으로 선정된 '가을로'는 '번지점프를 하다' '혈의 누'에서 세련된 장르 변주와 예민한 캐릭터 창조 능력을 보여준 김대승 감독의 세 번째 작품.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로 연인을 잃은 남자와 지울 수 없는 고통의 기억을 안고 사는 한 여인의 만남을 아름다운 자연 경관을 배경으로 풀어나가는 멜로드라마다. 폐막작인 '크레이지 스톤'은 비취 보석을 훔치려는 일당과 이를 막으려는 공장 관리인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좌충우돌을 그린 블랙코미디로 허상을 쫓는 현대 사회를 풍자한 작품이다. 이밖에도 PIFF2006에서는 총 10개의 섹션이 '미드나잇 패션' '한국영화 회고전' '아시아 영화의 창' 등의 이름으로 진행된다. 이중 '한국영화 회고전'에서는 일제시대때 제작된 영화 7편과 고 신상옥 감독 추모전 등이 마련됐으며 '아시아 영화의 창'에서는 19개국 아시아영화의 자부심이라 할만한 거장과 중견 감독들의 수작 39편의 영화가 소개된다. 또 특별전으로는 한불수교 120주년을 기념한 '동시대 프랑스 작가들', 아시아 주요 작가의 영화세계를 재조명하는 '아시아 작가 영화의 새지도 그리기' 등이 준비됐다. 이번 영화제 기간에 개ㆍ폐막작 감독인 김대승, 닝 하오 감독을 비롯 프랑스의 브뤼노 뒤몽 감독, 헝가리의 이스트반 사보 감독 등 세계 유명 감독과 유지태, 김지수, 엄지원, 문소리, 홍콩의 류덕화, 프랑스의 안나 카리나 등 국내외 스타급 배우들이 대거 부산을 방문한다. 개막식은 10월 12일 오후 7시 수영만 요트경기장 야외 상영관에서 배우 안성기, 문근영 사회로 화려하게 개최될 예정이다. 부산국제영화제 조직위원장인 허남식 부산시장은 "부산국제영화제를 세계 5대 영화제로 성장시켜 부산을 아시아 영상문화 중심지로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