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야심이 결집된 프리미엄 세단인 신형 '제네시스(사진)'의 인기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쏟아지는 주문에 국내 물량을 소화하느라 미국 출시를 잠시 연기했던 현대차는 제네시스의 식을 줄 모르는 기세에 유럽 출시 시점도 미루기로 했다.
2일 현대차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출시된 신형 제네시스의 누적 판매량(5월 말 기준)은 1만7,883대를 돌파했다. 월 판매량은 3,000~4,000대 수준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올해의 절반 이상이 남은 가운데 벌써 구형 제네시스의 지난해 판매량(1만8,076대)을 거의 따라잡았다.
이와 관련, 현대차 관계자는 "대형차를 선호하는 기존의 40~50대 고객뿐 아니라 역동적인 주행 성능을 중시하는 젊은 층까지 선호하면서 국내 물량을 맞추기도 정신이 없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르면 이달 중으로 예정됐던 유럽 출시 시기가 7~8월로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신형 제네시스의 이 같은 인기로 고객들은 현재 계약 후 인도까지 최소 70일에서 길게는 석 달까지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자국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워낙 높아 틈을 비집고 들어가기 쉽지 않은 유럽에서 출시를 1~2개월 늦추더라도 우선 국내 고객의 수요에 차질 없이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현대차는 신형 제네시스가 내수 시장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미국 출시 시점도 당초 계획했던 4월 초에서 4월 말로 연기한 바 있다. 이 차는 수출 물량 역시 전량 국내에서 생산된다.
이 같은 제네시스의 '신차 효과'로 현대차의 1~5월 내수 판매량은 28만6,519대를 기록, 전년 동기보다 6.1%나 증가했다.
디자인을 쇄신하고 가격까지 대폭 인하한 신형 모델 출시 이후에도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기아차 'K9'의 부진을 제네시스가 완벽히 만회하고 있는 셈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출시 시점이 다소 늦어지더라도 프리미엄 대형 세단의 유럽 출시는 신형 제네시스가 처음인 만큼 이 차를 통해 현지 점유율 회복과 명품 브랜드 이미지 구축을 동시에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신형 제네시스는 현대차가 '세계 최고 수준의 디자인과 상품성을 갖춘 프리미엄 세단'을 목표로 개발한 최첨단 후륜구동 세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