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년 생산된 것으로 표기된 차량을 올해 살 수 있는 제도가 1일부터 사상 첫 시행에 들어갔다.현대와 기아, 쌍용 등 자동차업체들은 제작번호가 99년으로 표시된 자동차에 대한 생산과 판매를 지난 1일부터 시작했다.
국내업체들은 그동안 익년 생산번호가 붙은 차량을 암묵적이고 관행적으로 당해 연도 연말에 집중 생산해 재고를 축적해 둔 것은 사실이지만 판매까지 나선 것은 국내자동차산업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소비자들은 이에따라 연말 구입에 따르는 연식변경에 대한 불안감없이 99년 생산번호가 찍힌 자동차를 올해 살 수 있게 됐다. 99년 생산번호차량은 후일중고차로 판매할 경우 98년식이 아닌 99년식으로 취급받아 제값받고 팔 수 있게 된다.
이같은 상황이 가능하게 된 것은 지난 11월 14일 건교부가 「자동차 등록번호판 등의 제식에 관한 개정 고시」가 나왔고 자동차업체들이 올해 첫 적용하면서 비롯됐다. 이 고시는 『국내에서 생산된 자동차의 경우 10자리로 표시하는 제작년도 부호를 매년 12월에 제작된 자동차에 한해 다음년도 모델부호를 표시할 수 있다』는 조항을 신설했다.
자동차메이커는 통상 생산년도 등을 표시한 이른바 「각자」를 자동차엔진 등에 명시해 생산된 연도를 표시했는데 정부는 익년에 판매될 모델을 당해년도 각자를 찍어 판매하는 것은 물론 생산도 엄격히 금지해 왔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하지만 침체된 산업활동 촉진차원서 당해연도 12월에 생산된 자동차에 한해 익년 각자표시가 가능토록 시행령이 개정돼 1일부터 99년 각자차량의 생산은 물론 판매까지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자동차업체들은 또 『이 제도를 잘 활용하면 보다 저렴한 가격에 99년형 모델을 살 수 있고 중고차로 팔 때도 값을 제대로 쳐서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자동차업체들은 특히 99년형 모델을 올해 구입하고자 할 때는 이달 20일경 구입해 내년 1월초에 등록할 것을 권고했다. 99년 모델을 이달초에 구입해 등록할 경우 99년모델을 98년에 샀다는 사실이 드러나므로 중고차 판매매커니즘을 고려할 때 혜택이 감소할 것이라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현행 등록법에는 임시번호판을 배정받은 후 10일이내 정식등록해야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는데 이달 20일 이후에 구입해 내년초에 등록하면 이같은 불안을 피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중고차매매상들이 제도의 변경에 따라 앞으로 차량의 년식과 등록년도까지 고려해 차량을 매매할 것으로 판단되므로 올해 구입하더라도 내년에 구입한 것과 동일한 효과를 노리기 위한 「구입비법」이다.
현대자동차측은 『12월 20일까지는 장기 무이자판매가 적용되는 98년형 생산모델을 좋은 조건으로 구입하고 중고차가격까지 고려하는 고객은 99년모델을 20일 이후 구입해 내년에 등록하면 현명한 선택』이라고 소개했다.【정승량 기자】